채권전문가 100명 중 66명 “7월 기준금리 인상”
반도체 호황·부동산 랠리 속 연속 인상 전망도
시장 관심은 향후 금리 인상 속도·강도로 이동
채권전문가 100명 중 66명은 한국은행이 오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호황과 부동산 랠리 속에서 7~8월 연속 인상 전망도 나왔다. 시장의 관심은 향후 인상 속도와 폭으로 옮겨가고 있다.
◆금리 인상 재개 국면 전환 = 14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6년 8월 채권시장지표’에 따르면 채권전문가 100명 중 66명은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결 응답은 34%, 인하 응답은 없었다. 직전 조사에서는 5월 금통위 기준 인상 응답이 1%, 동결 응답이 99%였다.
금투협은 “물가안정 목표를 웃도는 소비자물가 오름세와 성장 개선 흐름 속에서 통화 당국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인상 응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50개 기관 100명이 응답했으며, 업무별로는 운용(펀드매니저, 트레이더 등) 15명, 중개(브로커, IB업무자 등) 9명, 분석(애널리스트, 이코노미스트, RM업무자 등) 34명, 기타 42명이 참여했다.
채권전문가들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하며 인상 사이클로의 국면 전환을 예상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상 근거는 꾸준히 밝혀왔던 물가 목표치 상회, 반도체 중심 성장 호조, 금융 불균형 등”이라며 “이미 한국의 실질 기준금리는 4월 기준으로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했고, 6월 기준 실질 기준금리가 -0.7%까지 하락하면서 최소 2~3회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한 상황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5월 금통위에서 인상 소수 의견 2명(장용성·유상대), 성장률·물가 전망 대폭 상향(GDP 2.6%, CPI 2.7%) 등 인상 시그널이 이미 명확했던 만큼, 이번 회의는 ‘시그널링’에서 ‘실행’으로 넘어가는 단계”라며 “이번 회의에서는 만장일치 인상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향후 인상 경로 확인해야 =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0.25%p 인상이 사실상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판단되면서 결정 자체는 채권시장에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향후 인상 경로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물가, 경기, 금융 안정 여건이 모두 인상 필요성을 가리키고 있는 만큼 7월 금통위에서는 만장일치 인상을 예상한다”며 “다만 시장은 이미 연말 기준금리 3.0%, 1년 이후 3.25% 수준까지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하고 있어 7월 인상 자체가 국채 금리와 수익률곡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금통위의 핵심은 7월 인상 여부가 아니라, 이후 추가 인상의 속도와 최종금리에 대한 금통위의 시각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7월 금통위의 핵심은 인상 여부보다 향후 인상 경로에 대한 신호가 될 것”이라며 “한국은행이 7월 0.25%p 인상 이후 10월에도 추가 인상에 나서며, 분기당 1회 수준의 점진적인 인상 기조를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연구원은 “기본 시나리오상 최종 기준금리는 3.25% 수준으로 예상한다”며 “근원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에서 재차 높아지거나 환율 상승세가 물가 기대를 자극할 경우 3.50%까지도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 심리 소폭 개선 = 한편 금투협이 발표한 8월 종합 채권시장지표(BMSI)에 따르면 중동 지정학적 긴장과 향후 기준금리 경로 등 대내외 변수가 혼재한 가운데 물가와 환율 안정 응답이 늘면서 채권시장 심리는 전월보다 소폭 개선됐다.
8월 BMSI는 86.2로 전월 85.1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BMSI는 설문 문항에 대한 답변인원의 응답으로 산출한다. 100 이상이면 채권가격이 상승(금리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며 채권시장 심리가 양호함을 의미한다. 100 이하일 경우 채권시장의 심리가 위축돼 있음을 나타낸다.
시장금리 전망 BMSI는 84.0으로 전월 71.0보다 13.0포인트 상승했다. 글로벌 금리 변동성 확대와 추가 세수에 따른 국고채 발행 부담 완화 기대 등 대내외 변수들의 혼재로 금리 보합 응답이 늘어난 영향이다. 금리 상승 응답은 30%로 전월 45%보다 15%p 하락했고, 금리 하락 응답은 14%로 전월 16%보다 2%p 낮아졌다.
물가 BMSI는 99.0으로 전월 50.0보다 49.0포인트 올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OPEC+)의 5개월 연속 증산 결정 등에 따른 유가 안정 기대감으로 물가 상승 응답이 줄었다. 물가 상승 응답은 19%로 전월 52%보다 33%p 하락했고, 물가 하락 응답은 18%로 전월 2%보다 16%p 상승했다.
환율 BMSI도 129.0으로 전월 91.0 대비 38.0포인트 상승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대규모 달러 자금 유입 기대와 외환시장 24시간 개장에 따른 환율 개선 심리가 맞물리며 환율 하락 응답이 늘었다. 환율 상승 응답은 14%로 전월 24%보다 10%p 줄었고, 환율 하락 응답은 43%로 전월 15%보다 28%p 증가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