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칩 빌려주는 ‘네오클라우드’ 뜬다
엔비디아, 코어위브·네비우스 투자 … 막대한 부채는 부담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전문적으로 빌려주는 ‘네오클라우드’가 기존 클라우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가 기업의 각종 정보기술 업무를 폭넓게 처리한다면 네오클라우드는 엔비디아 GPU와 고속 통신망, 냉각설비 등을 한데 묶어 AI 학습과 추론에 집중한다. 쉽게 말해 AI 개발용 컴퓨터를 필요한 만큼 빌려주는 전문 클라우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2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네오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는 암호화폐 채굴업체로 출발했다. 2018년 암호화폐 시장이 약세를 보이자 보유한 엔비디아 GPU를 AI 모델 학습에 활용하기 시작했고 2019년 코어위브로 이름을 바꿨다. 지난해 3월에는 나스닥에 상장했다.
코어위브는 단순히 GPU만 임대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AI 모델을 학습하고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는 소프트웨어와 보안, 성능 분석, 액체냉각 설비까지 함께 제공한다. 이 때문에 회사 측은 기존 클라우드 다음 세대라는 뜻의 네오클라우드보다 ‘AI에 맞춰 처음부터 설계한 클라우드’라는 표현을 선호한다.
마이클 인트레이터 코어위브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AI는 한 세대, 어쩌면 여러 세대에 걸친 변화”라며 “우리가 무엇을 왜,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막대한 자금이다. 코어위브는 현재 가동 중인 데이터센터 49곳과 추가 시설을 짓기 위해 약 300억달러를 빌렸다. 1분기 감가상각비와 이자비용은 매출의 81%에 달했다. 새 GPU를 설치하면 감가상각비와 이자비용은 바로 발생하지만, 고객이 장비를 사용해 매출이 잡히기까지 평균 6주가 걸린다. AI 투자와 부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는 지난해 6월 기록한 최고점보다 약 58% 떨어졌다.
코어위브는 MS와 메타, 금융회사 제인스트리트 등과 맺은 장기계약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한다. 고객은 계약한 컴퓨팅 설비를 실제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 일본 금융그룹 미쓰비시UFJ와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 3월 코어위브의 85억달러 대출을 주선했다.
엔비디아는 네오클라우드 시장 확대에 직접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코어위브에 20억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3월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둔 네비우스에 20억달러를 투자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실질적으로 보유한 네비우스 지분은 9.3%다. 다만 대부분은 9월 11일 이후 행사할 수 있는 주식매수권으로, 이번 공시는 새로운 투자가 아니라 기존 투자에 따른 지분을 반영한 것이다. 소식이 전해진 21일 네비우스 주가는 18.8% 급등했다.
코어위브와 네비우스 외에도 람다와 엔스케일 등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인트레이터 CEO는 “빠르게 커지는 시장이어서 누군가 얻으면 다른 쪽이 잃는 제로섬 경쟁이 아니다”며 “컴퓨팅 자원은 출발점일 뿐이며 기업의 성공에는 소프트웨어와 보안, 대규모 AI 운영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