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숲 조성 ‘열풍’…폭염대책으로 확산

2026-07-23 13:00:13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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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길·유휴공간·탄소흡수형 다양

온도 저감 측정·사후 관리는 과제

지방정부들이 폭염과 도시 열섬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도시숲 조성을 확대하고 있다. 외곽 산림의 찬 공기를 도심으로 끌어들이는 바람길숲부터 폐철도와 도로변·공원을 활용한 기후대응숲까지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도시숲이 휴식공간을 넘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생활권 기반시설로 자리 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내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충북 청주시와 진천군은 외곽의 찬 공기를 도심으로 연결하는 바람길숲에 집중하고 있다. 청주시는 올해 대농근린공원을 비롯한 도심 7곳에서 사업을 추진한다. 최근 흥덕구 복대동 대농근린공원에 12억원을 들여 소나무와 느티나무 등을 심고 그늘과 휴식공간을 확충했다. 2027년까지 외곽 산림과 하천·공원을 잇는 녹지축을 단계적으로 넓힐 계획이다.

전북 전주 도시바람길숲 전북 전주 백제대로에 조성된 20㏊ 넓이의 도시바람숲길. 백제대로의 넓은 보도 포장면을 줄이고 녹지폭을 확대해 바람길숲을 조성했다. 사진 산림청 제공

충북 진천군도 충북혁신도시 덕산읍 공원과 완충녹지 5.9㏊에 조성하는 1차 사업을 이달 마무리한다. 2027년까지 모두 100억원을 투입해 공원과 도로변 녹지를 하나의 바람길망으로 연결한다.

도시바람길숲은 외곽 산림에서 만들어진 찬 공기가 하천과 도로, 공원 등을 따라 도심으로 이동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찬 공기를 만드는 생성숲, 도심에 머물게 하는 디딤·확산숲, 숲 사이를 잇는 연결숲으로 구성된다.

폐철도나 도심 유휴공간을 녹지축으로 바꾸는 사업도 늘고 있다. 경기도는 올해 427억원을 들여 264곳에 37.5㏊ 규모의 도시숲을 조성한다. 경기 연천군은 경원선 폐철도 6㎞ 구간에 10.5㏊ 규모의 숲을 만들어 사용하지 않는 철도시설을 생활권 녹지로 바꾸고 있다.

경기 평택 미세먼지 저감숲 경기 평택 공장부지에 조성딘 2㏊ 넓이의 미세먼지 저감 숲. 미세먼지 차안 효과가 큰 수종을 복층림으로 조성해 미세먼지 차단과 소음완화 효과을 보고 있다. 사진 산림청 제공

부산시도 좌천역 폐선부지와 금사나들목 완충녹지, 일광유원지 등 11곳에 139억원을 투입한다. 폐선부지와 나들목 주변처럼 활용도가 낮거나 대기오염 영향을 받기 쉬운 공간을 기후대응숲으로 전환하고, 해운대수목원에는 외곽의 찬 공기를 연결하는 바람길숲을 보완한다.

도시숲을 탄소흡수와 관광·상권 활성화 수단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경남도는 2024년 15.9㎡인 주민 1인당 도시숲 면적을 2029년까지 20㎡로 늘리고, 관광 동선과 주변 상권을 연결한 체류형 녹색공간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제주도는 황근 등 자생 해안식물을 활용해 2029년까지 140㏊ 규모의 세미맹그로브 숲을 조성한다. 일반적인 도심 녹화와 달리 해안 생태계 복원과 이산화탄소 흡수를 겨냥한 사업이다.

사업의 무게중심을 나무 심기에서 관리로 옮기는 곳도 있다. 경북도는 올해 297억원을 들여 기후대응 도시숲과 바람길숲, 자녀안심그린숲을 조성하면서 도시녹지관리원을 배치한다. 숲의 생육상태와 관리지표를 측정해 고사목 교체와 생육 관리까지 사업 범위에 포함했다.

도시숲의 온도 저감 효과는 실제 측정에서도 확인됐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8월 서울숲의 표면온도는 주변 건물이나 도로보다 7.9~10.1℃ 낮았다. 지난 2010년 국내 최초로 도심구간 폐선 부지를 활용해 만든 광주 푸른길공원의 같은 시기 숲 표면온도는 주변 건물·도로보다 10.4~20.6℃ 낮게 측정됐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에서도 숲의 증산과 차양 작용으로 주변 기온이 3~7℃ 낮아지고 습도는 9~23%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표면온도와 대기 중 기온은 다르고, 지형과 바람 방향, 수종과 식재 밀도에 따라서도 효과에 차이가 날 수 있다.

산림청은 올해 지방정부와 함께 기후대응 도시숲 90곳, 도시바람길숲 15곳, 자녀안심그린숲 36곳을 조성한다. 기후대응 도시숲은 125.5㏊ 규모로 조성되며, 사업비의 절반을 국비로 지원한다. 도시바람길숲도 지방정부 사업비의 50%를 국비로 보조한다.

도시숲이 기후위기 대응 수단으로 자리 잡으려면 사업 전후의 기온과 풍속, 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측정하고 유지관리 비용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지방정부 관계자는 “도시숲은 나무를 심는 것으로 끝나는 사업이 아니라 온도 저감 효과를 확인하고 주민들이 일상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며 “생태교육과 치유·관광 프로그램까지 연계해야 생활권 기후대응 기반시설로 기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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