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비리 감찰, 어떻게 달라지나

2026-07-23 13:00:12 게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차관급 감찰관 지휘 … 국가경찰위 권한 강화

지역 유착 막는 인사 개편 … 내부반발이 관건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추진되는 경찰 쇄신안의 세부 방안이 공개됐다. 경찰 비위와 부실수사를 조사할 민간 감찰기구는 차관급 감찰관이 이끄는 100명 규모로 꾸려지고, 지역 연고에 따른 유착을 차단하기 위한 순환인사는 2027년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추진된다.

이번 쇄신안은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비공개 업무보고를 통해 제시됐다. 민주당 소속 행안위원들은 경찰청으로부터 장윤기 사건 수사 경위와 내부 감찰 진행 상황,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보고받았다. 경찰 부실수사 논란 이후 국회가 경찰청으로부터 대면 업무보고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제출한 비공개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소속 국가경찰위원회 산하에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를 설치한다. 조직은 실무지원팀과 권역별 조사팀으로 운영하고 전국 6개 권역에 출장소를 둔다. 국가경찰위원회 상임위원도 현행 1명에서 2명으로 늘려 정책 심의와 감찰 기능을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사 대상은 수사권 남용과 인권침해, 부당한 수사 지휘, 부실·불공정 수사,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 미이행 등이다. 피해자와 사건 관계인은 물론 부당한 수사 지휘를 받은 경찰관도 신청할 수 있으며, 경찰 사건을 검토하는 검사도 신청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기구에는 사건관리시스템(KICS) 열람, 자료 제출 요구, 사실조회, 현장 확인 등 독립적인 조사 권한을 부여한다. 조사 결과는 국가경찰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되며 경찰청에 징계와 인사 조치, 제도 개선을 권고할 수 있다. 경찰청이 이에 따른 조치를 이행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업무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면 징계나 형사처벌을 받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독립성 확보를 위해 전·현직 경찰관은 원칙적으로 배제하고 조사국장과 팀장, 조사관은 법률·조사 분야 전문성을 갖춘 민간 전문가로 채용할 방침이다.

인사제도도 함께 손질한다. 경찰은 경감급까지 순환배치를 확대하는 방안을 2027년 상반기부터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동안 현장 의견을 수렴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지만 장윤기 사건 이후 시행 시기를 구체화한 것이다. 경찰이 순환인사 확대 시행 목표 시기를 공식적으로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거리 근무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관사와 교통비를 지원하고 관련 예규와 시·도경찰청 인사관리 규칙도 정비할 계획이다. 직무 관련 금품·향응 수수나 부정 청탁, 중요 수사정보 유출 등 유착 비리로 징계를 받은 경찰관은 다른 시·도경찰청으로 전보하고 원 소속 시·도경찰청에는 영구히 복귀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경감만 1만1000여명에 달해 제도 시행에는 상당한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경찰 내부의 반대도 넘어야 할 산이다.

실제로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장거리 출퇴근에 따른 경제적 부담과 수사 전문성 저하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직협은 “보여주기식 정책”이라고 비판하며 지역 치안은 주민 신뢰와 정보망 축적이 중요한 만큼 잦은 순환배치가 수사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지역 치안의 특성을 고려해 순환인사가 범죄 대응 역량을 약화시키지 않도록 세부 운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번 개편안은 경찰법 개정과 예산 확보가 필요한 만큼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일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순환인사의 실효성과 수사 전문성 유지를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입법 과정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장세풍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