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의료혁신 1순위, 응급·골든타임 치료"

2026-07-30 13:00:02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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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서 일상진료, 중증수술은 광역권에서” … 지역의사제·장기근무 지원·차등수가 높은 동의

시민들은 지역·필수의료 정책 가운데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과제로는 응급환자를 골든타임 안에 최종치료까지 연결하는 체계를 꼽았다. 감기·만성질환과 야간·휴일 소아진료, 응급실 등 일상적이고 긴급한 의료는 거주지 가까이에서 보장하되 암과 같은 중증·고난도 진료는 시·도 단위 거점병원이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료혁신위원회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기현 위원장 주재로 제8차 회의를 열고 ‘제1차 의료혁신 시민패널 공론화’ 결과를 보고받았다.

◆경증은 시군구, 일반수술은 진료권, 중증은 시도 = 시민패널의 선택은 의료서비스의 난도와 긴급성에 따라 달랐다.

감기·만성질환 등 가벼운 진료는 94.3%가 시·군·구 안에서 보장돼야 한다고 답했다. 야간·휴일 소아진료는 77.1%, 24시간 응급실 진료는 66.0%, 분만은 59.9%가 시·군·구 단위의 보장을 요구했다.

심근경색·뇌졸중 등 골든타임 내 치료에 대해서도 48.1%가 시·군·구 안에서 해결돼야 한다고 답했고, 38.3%는 인접 지역을 포함한 진료권 단위가 적절하다고 봤다. 퇴원 후 재활·요양을 시·군·구 안에서 보장해야 한다는 응답도 40.6%였다.

반면 입원과 맹장수술 같은 일반수술은 52.2%가 진료권 안에서, 암 등 중증·고난도 수술은 52.9%가 광역 시·도 안에서 제공돼야 한다고 답했다. 중증·고난도 수술의 경우 수도권 등 다른 지역까지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응답도 37.2%였다.

시민들이 원하는 의료전달체계는 ‘경증·일상진료는 가까이, 입원·일반수술은 진료권에서, 중증·고난도 진료는 광역권에서’로 나타난 것이다. 모든 서비스를 진료권 안에서 제공하기 어려울 때 우선 보장해야 할 서비스로는 24시간 응급실 진료가 61.9%로 가장 높았다. 심근경색·뇌졸중 등의 골든타임 치료가 55.4%로 뒤를 이었다.

◆지역병원 이용 조건은 거리보다 ‘의료의 질’ = 시민들은 지역의료에서 접근성보다 의료의 질을 더 중요한 가치로 판단했다.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가치로 의료의 질을 꼽은 응답은 64.5%로 접근성 35.1%보다 크게 높았다.

국립대병원과 종합병원 등 지역 거점병원의 역량이 충분히 강화될 경우 수도권 대형병원 대신 거점병원을 이용하겠다는 응답은 숙의 직전 81.1%에서 숙의 후 89.6%로 상승했다. 지역 거점병원을 신뢰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는 68.9%가 의료진의 실력과 경험을 꼽았다.

지역병원에서 치료가 어려울 때 상급병원으로 신속하게 연결하는 장치도 핵심 조건으로 제시됐다. 시민패널의 56.7%는 지역병원을 먼저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상급병원 진료가 필요할 때 검사·진료기록 자동 연계와 신속한 예약 보장’을 꼽았다. 지역완결형 의료체계가 환자를 지역 안에 가두는 제도가 아니라, 필요한 경우 더 높은 단계의 의료기관으로 빠르게 연결하는 체계여야 한다는 요구다.

지역·필수의료 공급 주체를 놓고는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과 역량 있는 민간병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했다. ‘공공병원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안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응답은 51.9%, ‘역량 있는 민간병원에 공공적 역할을 부여해 내실 있게 보장해야 한다’는 응답은 47.4%였다.

◆최우선 정책은 응급치료·인력·거점병원 = 정부 정책별 중요도를 물은 결과 ‘응급 골든타임 내 최종치료체계 구축’이 96.6%, ‘지역·필수의료 인력 양성’이 96.4%로 가장 높았다.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먼저 투입할 것인지 묻는 조사에서도 응급상황에서 골든타임 안에 최종치료까지 이어지는 체계 구축이 25.4%로 1위를 차지했다. 지역·필수의료 인력 양성이 23.9%, 지방 국립대병원 10곳을 서울 대형병원 수준의 거점병원으로 육성하는 방안이 23.1%로 뒤를 이었다.

시민들은 의료인력 확충을 위해 규제와 보상을 함께 사용해야 한다고 봤다. 지역의사를 별도로 선발해 일정 기간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방안에는 89.4%가 동의했다. 5년 이상 근무계약을 맺은 의료진에게 주거 등 정착 여건을 지원하는 방안에는 88.9%, 필수의료와 지방 근무에 더 많이 보상하는 수가체계에는 87.4%가 동의했다.

특히 필수·지역의료 차등 보상에 대한 동의는 숙의 전 77.1%에서 숙의 후 87.4%로 10.3%p 상승했다. 지역의사 의무복무와 차등수가의 중요도 역시 숙의를 거친 뒤 각각 7.5%p와 8.9%p 높아졌다.

정부는 시민패널 결과를 지난 22일 발표한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추진전략과 연계할 방침이다. 추진전략에는 지역완결적 공급체계 구축, 필수의료 국가책임 강화, 공공보건의료체계 혁신, 추진 기반 강화 등 4대 분야가 담겼다.

정기현 의료혁신위원장은 “시민패널의 숙의 결과와 운영위원회의 심층 분석은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정책에 충실히 반영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지역·필수·공공의료를 비롯한 의료혁신 과제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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