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 줄어도 교육 재정 더 필요”…교육계 집단 반발 확산
140개 단체, 정부 교부금 개편 강행 방침에 ‘반대 서명운동’
“한 해 100만명이 태어나던 시절에 도입된 제도인데 이제 출생아 수는 20만명 정도까지 줄었다. 교육 분야 안에서 나타나는 현격한 불균형을 바로잡을 때가 됐다”(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29일 국회 답변).
“서울 학생 수는 2021년 83만8837명에서 2025년 75만6698명으로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학교 수는 1366곳에서 1387곳으로 늘었고 학급 수도 3만8515개에서 3만9248개로 증가했다. 인건비와 학교 전출금 등 고정경비가 전체 교육청 지출의 80% 이상을 차지해 실제로 쓸 수 있는 재원은 부족하다”(조재익 전 서울시교육청 기획조정실장, 29일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주최 토론회).
내국세의 20.79%로 돼 있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둘러싼 기획예산처와 교육부의 갈등이 ‘정부 대 교육계’의 전면전 형태로 확대되고 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은 29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교육재정 축소 반대’를 위한 긴급회의를 열었다. 긴급행동에는 이날 현재 140여 개 단체가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근식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서울시교육감)은 “반대 서명운동이라도 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며 집단행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교육감협의회가 주최한 ‘지방교육재정 안정화를 위한 공개토론회’에 참석한 고민정 의원(국회 교육위 여당 간사)는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은 맞지만, 전체 교사 수와 학교 수는 늘었다”며 “교육투자는 민주정부의 기본 철학”이라고 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윤건영 충북교육감, 조용식 울산교육감, 권순기 경남교육감도 학생 수 감소가 교육재정 수요 감소로 곧장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권정책부장은 “국민주권 정부의 ‘6대 교육 분야 국정과제’ 및 ‘세계 3대 AI 강국 진입’ 목표에 정면 배치되며 ‘교육재정을 줄인 정부’라는 역사적 오명을 얻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순형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이 1990~2000년대 거품경제 붕괴 이후 국고보조금 개혁을 단행해 지방교육자치에 미친 부작용을 소개했다.
권 연구위원은 “(일본에) 대도시 중심의 세원 편중과 지방교육재정의 급격한 악화, 교원 감축 및 기간제 교원의 급증, 소규모 지방자치단체의 강제 통합과 농어촌 학교의 대규모 폐교 등 부정적 영향이 나타났다”고 했다.
한편 같은날 박홍근 기획예산처장관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현재 정부 내 최종적인 조율 단계에 있다”며 “개편안이 마련되면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해 강행의사를 밝혔다.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개정하려면 담당 부처인 교육부가 개정안을 내고 국회 소관 상임위에서 본회의에 회부해야 한다.
교육부는 기획처안에 반대하고 있다. 교육위 여야 의원들도 부정적이다. 최악이 경우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예산 부수법안’에 끼어넣어 개정할 수 있지만 정치적 부담이 크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획처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