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우리 선생님 - 안말초등학교 정태식 교장
“사랑의 편지쓰기로 나눔과 배려 배워요”
아이들에게 학교란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하는 장소이다. 그 중에서도 초등학교는 공교육에 첫 발을 딛는 1학년에겐 더 큰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비단 학생뿐만이 아니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야하는 학부모들의 두려움과 걱정도 크다.
안말초등학교의 정태식 교장은 지난 2월 20일 2014학년도 신입생들에게 입학 축하의 메시지를 담은 맞춤엽서를 발송했다. 이는 입학생들에게 학교생활에 대한 기대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감성적 교육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으며 무엇보다 학생과 학부모들과의 첫 인사를 나누는 정 교장만의 인사방식이다. 이제는 이메일과 각종 SMS에 밀려 자리를 잃은 편지쓰기를 통해 나눔과 배려를 아는 학생들을 육성하고자 하는 안말초등학교의 특별한 교육을 정태식 교장에게 들어보았다.

사랑의 마음은 갖는 것만큼 표현할 줄 아는 것도 중요
“별다른 생각을 가지고 엽서를 보낸 건 아니에요. 그냥 학생들 기분 좋으라고 보낸 거밖에는 없는데……”라며 말문을 연 정태식 교장. 다른 어떤 큰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안말초를 입학하는 학생들의 기분을 좋게 하고 싶었다는 마음을 담았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한다. 자신의 아이를 안말초에 보내야하는 새내기 학부모들의 불안함까지 어루만져준 엽서의 감동은 아이들보다 오히려 신입생 학부모들에게 더 많은 인사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270원만 들이면 예비학생들에게 학교생활에 대한 기대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감성적 교육은 물론 학교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입학을 축하하고 기대하는 마음을 표현할 수 있어요”라는 정 교장의 말처럼 들어가는 예산보다 조그만 마음의 실천으로 우리들의 감동은 배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과학, 영어, 수학, 영재학급 등이 아닌 사랑의 편지쓰기를 통한 인성교육을 최우선으로 실천하고 있는 안말초는 종이에 꼭꼭 눌러 쓴 글씨로 자신의 마음을 담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도록 사람 냄새나는 교육을 시키고 있다.
사랑의 편지쓰기 통한 나눔과 배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우편함을 열어보던 일은 정보통신의 발달로 휴대전화와 컴퓨터에 자리를 내준 지 오래다. 지금의 우편함에는 광고 등의 내용이 들어있는 인쇄물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어느새 글로 쓰는 편지보다 즉흥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바로바로 전달하는 문자와 SMS들이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와 함께 좀 더 빨리 기분을 전달하기 위한 ?‘ㅋㅋ, ㅇㅇ’ 등의 줄임말들이 감정표현의 수단이 되었다.
“우표 붙은 편지를 받아 본 게 언젠가 싶어요. 예전에는 펜팔도 하고 서로의 안부를 전하는 손 편지들에 설레곤 했는데요. 그런 기억때문인지 지금도 우표 붙은 편지를 받으면 기분이 무척 좋아집니다”라는 정 교장의 말처럼 받아 본 손 편지의 기억이 한참을 거슬러 올라간다.
이렇듯 빠르고 단순하고 간단한 것만을 선호하는 학생들에게 깊이 있는 대화 시간의 일환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사랑의 편지쓰기’이다. 편지쓰기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상대에게 전달하고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 예의를 실천할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하는 것이 안말초만의 특화된 교육이다.
“우표를 어디서 사야하는지 모르는 친구들은 물론 편지봉투 쓰는 법을 모르는 친구가 많아요. 이런 친구들에게 형식은 물론 그 안에 담겨야 하는 내용까지를 교육하는 것이 바로 사랑의 편지쓰기입니다”라는 정 교장. 안말초에서는 2013년 시기에 맞춰 부모님, 선생님, 친구, 그리고 국군에게 편지를 쓰는 행사를 했다. 특히,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연평도 사건 동영상을 보고 교육한 후, 연평도 해병대원들에게 편지를 썼다. 이후 연평도 해병대원들이 보내준 답장으로 인해 학생들에게 또 다른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정 교장은 “자신이 좋아하는 친구를 선택하고 편지를 써보는 과정, 부모님과 조부모님, 그리고 선생님들께 편지 쓰는 과정을 통해 상대방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길러지며 자연스레 아이들의 인성교육이 이루어집니다”라며 편지쓰기의 중요성을 말했다.
교장선생님과 함께 하는 특별한 우표 취미반
안말초에는 우표 취미반(이하 우취반)은 교장선생님과 함께 작은 네모 속에 담긴 세상이야기를 알아가고 있다는 것이 자랑이다. 어려서부터 우표 모으기가 취미였던 정 교장은 자신의 취미를 학생들과 함께 나누는 실천하는 교장이다.
“우표에는 알차고 풍부한 소재가 나타나 있어요. 이런 우표를 정리하고 연구하는 동안 역사, 문화, 경제, 풍습 등에 대한 지식을 재미있게 습득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우표 수집은 언제 어디서든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어 학생들에게도 적합한 취미활동입니다. 마지막으로 학업만을 생각하는 주변 환경 속에서 정서적인 취미를 즐기다보면 차분한 성격을 기르게 되고 작은 일도 깊이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답니다”라는 정 교장의 우표 취미반 자랑은 그칠 줄을 모른다. 아이들이 연구한 결과물들을 소중하게 보여주는 정 교장에게서 학생들과 함께 나눈 시간과 정, 그리고 자부심이 고스란히 전해온다.
이런 결과 때문인지 2013년 ‘대한민국 전국 어린이 우표 전시회’에서 안말초 학생들은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고 교내 전시를 통해 우취반의 활동을 알렸다.
많은 기회와 경험 통해 따뜻한 리더가 되기를 꿈꾼다
초등학교에서는 모든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정 교장. 그러기위해 안말초에서는 한 달에 한번 회장과 부회장을 선출하여 많은 학생들이 리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교장과 교감, 그리고 행정실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마음 놓고 가르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게 우선입니다”라고 말하는 정태식 교장. 무엇보다 부모님들이 선생님들에게 아이들을 믿고 맡겨줄 수 있는 학교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는 그의 말에서, 그리고 두 손 모아 학생들이 전하는 “효도하겠습니다”라는 인사말에서 어려서부터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기르도록 해주는 안말초의 특별한 인성교육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