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래학서울시의회 의장
"서울시의원 이해관계 있는 위원회·심의 참여 막는다"
개혁특위서 제도적 장치 마련 … 자치구 보통세 교부율 높여야
원 구성도 전에 시의원 한명이 구속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7대 김기환 의장은 의장 당선을 위해 돈봉투를 뿌렸다가, 8대 김명수 의장은 재개발 관련 비리에 연루돼 구속됐다. 박래학(사진) 서울시의회 의장은 "2014년을 청렴과 혁신 원년으로 삼고 무엇보다 의회 청렴도 높이기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해충돌을 배제하려는 노력은 그 중 우선이다. 박 의장은 "이권이 개입될 여지가 있는 위원회나 심의는 이해관계가 없는 의원이라도 임기를 줄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 9대 시의회 출발부터 김형식 시의원 문제로 시끄럽다. 8대 때도 김명수 의장 문제로 불미스럽게 마무리됐다. 시민신뢰를 다시 얻을 방안은
역대 의회마다 줄줄이 사건이 있었다. 마음이 아프다. 의원 전체가 그런 건 아니지만 1000만 시민의 봉사자가 된다고 했는데 그런 일이 일어난데 대해 시민 대표로서 사과드린다. 서울시의회는 17개 광역의회 맏형인데 청렴도가 전국 광역의회 가운데 꼴찌다. 뼈를 깎는 마음으로 혁신, 7·8대 의회와는 다른 9대 의회 모습을 시민들에게 보여주겠다. 의회 내에 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곧 찾아낼 거다.
■ 개혁특위회는 어떻게 구성됐나
새누리당 의원 4명과 새정치연합 의원 16명으로 구성돼있다. 의장 선거때 약속한 내용이다. 청렴도를 높이는 방안부터 의회 혁신,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현안을 풀어나갈 기구다. 지방의원 행동강령도 제정해 의원들 윤리의식과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려고 한다. 특위 활동기간이 6개월인 만큼 연말쯤에는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올 것이다. 특위에서 안된다면 지방자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전담반을 꾸려 추가로 논의하겠다.
■ 시민사회는 청렴도 외에 본회의와 함께 상임위원회 회의 인터넷 생중계, 위원회 배정때 이해충돌 배제 등도 요구하고 있다
6대부터 9대까지 의정활동을 해오고 있는데 그간 의원들 성향이 엄청나게 바뀌었다. 역량이 뛰어난 의원들이 많고 그런 요구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인터넷 생중계는 본회의 외에 상임위원회 회의도 당연히 해야 한다.
이해충돌 부분은 최근 김형식 의원 사건도 비슷한 문제다. 의원 개인과 직접적으로 이해관계가 있는 상임위원회와 특별위원회는 물론 서울시 각종 위원회나 심의에도 참여할 수 없도록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제도적 장치를 고민 중이다. 이해관계가 없더라도 이권에 개입할 여지가 있는 위원회나 심의는 시의원 숫자와 임기를 줄일 방침이다. 도시관리위원회나 건축위원회 등에서 2년씩 활동하다보면 새로운 이해관계가 생길 수 있다.
■ 서울시와 교육청은 물론 자치구까지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이 가능하게 됐다
헌정사에 유례없는 경우다. 서울시 행정과 교육정책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지만 자칫 타성에 빠질 수 있다.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견제와 감시를 해야 하는 의회가 박수부대로 전락할 수 있다. 의회 독립성을 주장하면서 집행부를 더 채찍질하고 꾸짖고 감시하겠다. 의회가 의회 역할을 제대로 해야 의원 개인 역량도 강화된다.
■ 인사권 독립과 의원 정책보좌관제 등을 미해결 과제가 많다
정책보좌관제는 지난해 정부에서 도입 약속을 했다. 김한길 당 대표와도 만나 공감대를 형성했다. 매일 국회에 출근해서라도 올해 안에 관철할 것이다. 국민 동의를 얻기 위한 방안도 함께 고민하겠다. 정책보좌관제 도입 후에는 시의회 사무처 독립을 적극 추진할 생각이다. 개혁특위 이후에는 지방자치제 발전을 위한 특위나 전담반을 꾸릴 예정이다.
■ 서울시 25개 자치구 대부분 복지비 증가로 재정난이 심각하다. 구청장들은 서울시가 우선 재정을 풀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보통세 교부율을 24%로 올려달라고 하는데
현재 자치구들이 부도 직전 상황이다. 보통세 교부율은 지난해에도 거론됐다. 서울시 재정 안정도 중요하지만 자치구의 어려운 부분도 당연히 해결해줘야 한다. 다만 지하철 무임승차 비용, 기초연금 등은 중앙정부가 부담해야 한다. 중앙부터 풀어야 기초까지 갈 수 있다. 구조적 조정이 필요하다.
■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빨리 찾아내 시민들이 원하는 쪽으로 가겠다. 목에 힘주기보다 골목 구석구석에서 시민들 이야기를 듣는 찾아가는 의회상을 만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