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선생님-백양고등학교 이선희 사서교사
“학교 도서관의 내적인 성장에 앞장서고 싶어요”
우리 선생님
학창시절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은 큰 축복입니다. 때론 사교육이라는 거센 파도에 휩쓸려 쓴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여전히 사랑과 애정을 듬뿍 주시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우리 선생님>에서는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고민하며, 노력하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담으려 합니다. 평생 잊지 못할 참된 가르침을 주시는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미국의 빌 게이츠 회장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유년 시절을 도서관에서 보냈다. 문턱이 닳도록 도서관을 드나들었던 그들의 경험은 현재 미국을 이끄는 큰 저력이 되고 있다. 그만큼 도서관은 한 나라의 역량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이번 주 <우리 선생님>에서는 학교도서관의 내적인 성장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백양고등학교의 이선희 사서교사를 만났다.

소녀, 책 읽는 즐거움을 알다
이선희 사서교사(37세)는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책 읽는 즐거움에 빠져 있었다. “집에 책이 많았어요. 부모님이 어떤 책을 읽어도 간섭을 하지 않으셨죠. 자유롭게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어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공공도서관에 꾸준히 다녔어요.”
중, 고등학교 때는 함께 책을 읽는 친구도 있었다. 책 읽기는 20대가 되어서도 계속됐다. 책을 펼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만 있다면 늘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렇게 책을 가까이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서에 대한 꿈을 갖게 됐다. 그 꿈을 위해 공주대학교 사범대학교 문헌정보교육과를 졸업하고, 임용고시를 치렀다. 첫 발령은 화수고등학교였다.
“소중한 학교예요. 교장선생님의 의지와 마인드, 예산, 모든 분위기가 척척 맞아서 고교도서관의 좋은 모델로 평가받았어요. 화수고에서 많은 걸 배우고, 경험했어요.”
사서교사, 책으로 길을 열어주다
그는 늘 도전하는 사람이다. 주어진 상황에 안주하기보다 좀 더 나은 도서관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올해 부임한 백양고등학교에서는 도서관 구조를 3번이나 바꾸었다. 그러고도 여전히 손 갈 데가 많다고 말하는 욕심쟁이다.
“현재 도서관 시설을 정비하고, 자료구조를 짜임새 있게 만들어 가는 과정이에요. 학생들이 책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신간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학생들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12년차 사서교사지만 그는 항상 먼저 손을 내민다.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걸고, 힘든 고민과 마주한 학생들은 책으로 길을 열어준다.
“수시면접과 자기소개서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책을 추천해줬는데, 도움이 됐다며 인사를 왔어요. 그럴 때는 정말 보람을 느껴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책과 친해지기
그는 책만 잔뜩 모셔 놓고 학생들을 기다리지 않는다. 다양한 도서관 프로그램을 개발해 학생들이 책과 친해지기를 유도한다. 굵직한 독서관련 행사부터 소소한 체험 이벤트까지 일회성 행사에 그치는 곳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가장 반응이 좋은 건 작가와의 만남이다. 단순히 강의를 듣고 끝나는 게 아니라 미리 책을 읽고, 감상문을 쓰고, 강의 후 소감문까지 제출해야 한다. 그래도 반응은 뜨겁다.
“학기별로 1번씩 작가와의 만남을 해요. 보통 한 달 전에 공지를 하는데, 지난번에는 100명 정도 신청을 했어요. 소감문은 도서관에 전시하고 있어요.” 교과교사의 ‘독서’(창제수업)수업을 지원하기도 한다. 학습주제에 맞는 적절한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고, 학생들의 독서기록장을 첨삭한다. 차곡차곡 쌓인 독서기록장은 따로 모아 시상을 한다. 이밖에도 도서관이용방법, 자료검색방법, 독서방법지도, 독서토론모임진행, 독서의 달 행사 등 다양한 문화 행사 등을 진행한다. 학교 밖에서는 현재 고양시의 학교도서관 운영지원을 하고 있다.
학교도서관, 내적인 성장에 앞장서고파
지금 그의 바람은 하나다. 어떤 부침도 없이 꿋꿋하게 도서관을 꾸려갈 수 있는 안정적인 도서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안정적인 시스템을 위해서는 교육과정과 연계한 도서관 프로그램이 필요해요. 그런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면 교육과정을 이해하는 사서교사가 필요하고요. 그리고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끈기도 필요하겠지요.”
요즘 그가 궁리하는 건 교육과정과 연계한 융합 프로그램이다. 융합이 대세인 만큼 도서관 프로그램도 사회의 변화에 맞춰 진화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싶단다.
“학교도서관의 중요한 역할은 교과 수업에 활용되는 거예요. 도서관이라는 공간에 제한하지 말고, 주제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해요. 관련도서를 모아 도서관 밖에서 교구박스로 수업을 할 수 있고, 도서관의 개념을 확장할 필요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