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농가 공동출자로 농식품수출 확대
'이익 낸 후 농가와 상생' 모델에서 '이윤·농업발전' 동시 추구
농식품부·대한상의 공동 추진 … 농식품상생협력특별법도 검토
정부도 이런 유형의 '농가와 2·3차 산업체 기업의 상생' 활동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6일 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만든 '농식품 상생협력 추진본부'를 중심으로 기업의 '공유가치창출(CSV)' 활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유가치창출' 활동은 기업이 이익을 낸 후 이윤 중 일부를 공적 활동에 돌리는 '사회적 공헌활동'과 달리, 기업활동 자체가 사회적 공헌을 창출하면서 경제적 이익도 함께 추구하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차생산자연합회 공동출자로 '차수출법인' 설립 = 지난달 19일 경기도 안성팜랜드에서 차(茶)생산자연합회와 아모레퍼시픽 '장원'은 공동출자를 통해 차수출법인체를 설립하고 해외수출을 확대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장원'은 보성, 하동, 제주 등 전국의 3대 차생산지역 100여 주요 농가와 공동 출자해 협동조합형 공동수출법인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또 제주도 콩농가 대표와 민간육종가협회, CJ제일제당은 공동출자를 통해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CJ그룹은 '행복한 콩'의 콩나물용 콩을 개인 육종가들과 함께 개발한 경험을 발전시켜 농가와 공동출자한 농업회사법인으로 지속가능한 협력체계를 마련, 글로벌종자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이날 협약은 박근혜 대통령이 같은 장소에서 진행한 '농업 미래성장산업 대토론회'에 이어 열린 농업인과 기업의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체결한 것으로 공동출자형 상생협력이 확산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농가와 기업이 결합한 공동출자형으로 시장에서 뿌리내린 곳도 몇 곳 있다. 복분자주 전문업체 '고창명주'는 고창복분자 농가(70%. 원료공급)와 국순당(30%)이 공동출자해 만든 후 복분자로 유명한 고창이라는 지역브랜드와 기업의 유통망을 활용하고 있다. 매일유업이 75%, 고창 유기농 우유 생산농가가 25%를 각각 출자해 만든 '상하농원'은 유기농 우유로 인기를 끌고 있다.
농식품부는 농업계와 2·3차 산업체 기업간 상생협력 유형을 △원료구매형 △수출협력형 △수급조절형 △공동출자형 등 4가지 형태로 분류하고 유형별 상생협력 사례를 더욱 발전시키기로 했다.
특히 지금까지 주로 사회공헌형에 머물렀던 농업계와 2·3차 산업체 기업들의 상생활동을 '공유가치창출'형으로 발전시키기로 하고 이를 뒷받침할 제도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는 '농식품 상생협력 특별법(가칭)'을 제정해 농식품 분야 상생협력에 대한 목적·유형·인센티브 지원방안을 법제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10대그룹 식당 수입식재료를 국산으로 바꾼다 = 원료구매형 상생활동도 폭을 넓히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한국농축산연합회 소속 8개 농업인단체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의,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4단체도 11월 20일 '경제계-농업계 상생협약식'을 갖고 '애그로비즈니스(Agro-business)협의회'를 구성해 국산 농산물 소비 및 수출확대와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3대 분야 7개 실천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3대 분야 7개 실천사업'에는 10대그룹 사내 식당에서 사용하는 수입농축산물을 국산 농축산물로 바꾸는 내용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김준봉 한농연 회장은 "10대그룹이 사내 식당에서 사용하는 식재료에서 국산 비중을 더 높이면 실질적으로 농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원료구매형 상생활동도 단순한 계약재배형과 연구개발(R&D)를 통한 협력 등 다양한 사례로 발전하고 있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불량으로 취급받던 미니사과를 케이크 재료로 활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 판로를 찾지 못해 고통받던 경북 영천의 미니사과 재배농가들은 는 파리바게뜨와 계약재배를 하면서 소득이 대폭 늘었다.
백영상 영천미니사과작목반 대표는 "2012년부터 SPC에 미니사과를 납품하고 있는데 물량은 처음 30톤에서 지난해 60톤, 올해 100톤으로 늘었다"며 "작목반 회원농가의 평균 수익은 한 해 8000만원 정도 된다"고 말했다.
연구개발을 통해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올리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농우바이오와 신세계푸드는 지난 23일 대한상의에서 우수 신품종 종자 개발과 보급확산을 위한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식자재 기업(신세계푸드)의 수요를 반영한 신품종 개발을 통해 우수종자 보급을 촉진하고 농식품의 상품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국순당은 농촌진흥청과 공동개발한 양조용 쌀품종 '설갱미'를 농가에 보급해 백세주 등의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설갱미를 이용한 7개 제품의 매출액은 한 해 1200억원에 달했다.
◆대기업 해외유통망에 국산 농식품 탑재 = 정부는 대기업의 해외유통망을 통해 농식품 수출을 추진하는 사례도 더욱 발전시킬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중국 103개, 인도네시아 38개, 베트남 10개 등 등 해외 151개 유통점을 활용해 국산 농식품을 현지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우리 유통망을 통해 중국 베이징에 양파, 인도네시아에 감귤, 베트남 및 인도네시아에 버섯 등 국산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함께 현지에서 우리 농식품의 시험판매와 농식품 판촉 및 홍보활동도 진행한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중소기업청과 연계해 중국 베이징 및 베트남에 '한국중소기업상품 전용판매관(K-Hit Plaza)도 마련해 우리 농식품을 시험판매한 후 해외수출 가능품목도 발굴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aT는 지난달 10일 신선 농산물의 항공수출을 지원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싱가포르에 수출하는 참회 등 신선농산물에 특별 할인요금을 우선 적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싱가포르에 수출한 참외수출 물량은 2012년보다 71% 늘어난 102톤(전체 참외수출량의 9%)으로 수출전망이 밝다. 항공물류비가 줄어들면 수출경쟁력은 더욱 높아진다.
이주명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농가와 2·3차 산업체 기업간 협력 유형을 정보통신기술(ICT), 농자재, 서비스 등 전후방 연관산업 협력 유형으로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며 "SK의 창조마을 스마트팜이나 에너지타운 조성, 해외농업개발 기업이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과 연계하는 방안, 종자·농기계 수출 등 협력분야는 다양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