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중 4명 "야권신당 필요"

2015-01-27 00:00:01 게재

신당 성격은 '중도개혁신당' 선호 … 천정배 탈당 후 보선 출마도 관심

호남지역 유권자들 안에서 제3의 야권신당 필요성에 대한 요구가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신당 창당이 필요하다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중도개혁적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답했다. 천정배 전 의원의 탈당과 4월 보궐선거 출마도 관심이다.


내일신문이 여론조사전문기관 '디오피니언'에 의뢰해 지난 24일 호남지역 19세 이상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새정치연합과 별개로 제3의 정당이 필요하다'는 응답자는 38.0%에 달했다. '필요하지 않다'(51.7%)는 답변에 비해서는 떨어지지만 새정치연합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열 명중 네 명에 가까운 응답자가 야권신당의 필요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야권지형의 재편과 맞물려 주목된다.

야권신당이 필요하다는 답변은 △남자(44.0%) △40대(44.7%) △대졸 이상(42.4%) △자영업(47.9%)과 화이트칼라(41.6%) 계층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른바 '486'세대(40대로 80년대 학번의 60년대 출생자)가 새로운 야권신당의 필요성을 비교적 크게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디오피니언 안부근 소장은 "새로운 신당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변한 경우도 지금 새정치연합이 잘해서가 아니라 '제1야당도 저 정도인데 제3당이 생기면 야권이 더 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자는 관망층일 가능성이 높다"며 "그런데도 40% 가까이가 신당 창당의 필요성을 갖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것으로 무당층이 높다는 것이 이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결과, 지지정당이 없다는 이른바 '무당층'이 46.3%로 새정치연합(45.6%) 지지층보다 더 많게 형성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들 무당층이 내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재편 과정에서 신당의 새로운 지지층으로 유입될 잠재적 지지층으로 보고 있다.

야권신당이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만 대상으로 '새로운 신당은 어떤 성격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중도개혁세력을 중심으로 한 신당'이라는 답변이 56.9%로 '진보세력을 중심으로 한 신당'(25.5%)과 '호남을 중심으로 한 신당'(9.9%)이라는 답변을 크게 앞섰다.

호남지역에서 이처럼 '중도개혁신당'에 대한 요구가 높다는 점은 향후 야권의 재편과정에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야권에서는 최근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국민모임'과 함께 진보적인 신당 창당에 나선 정동영 전 의원과 '중도신당'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정대철 전 의원 등이 노선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새정치연합 안팎에서는 다음달 8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의원이 당대표가 되고, 친노세력이 당권을 장악할 경우 당내 비노계와 호남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중도개혁신당' 창당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호남지역 유권자의 여론향배가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오는 4월 29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천정배 전 의원이 광주 서구을에 출마할지 여부가 관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이 지역 유권자의 여론도 주목된다. 이번 조사에서 '천 전 의원이 탈당해서 '국민모임' 후보로 광주 서구을 보선에 출마한다면 당선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이 있다'는 답변이 35.2%로 나타났다. '가능성이 없다'(43.4%)는 답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적지 않은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새정치연합 당원에서는 43.5%가 '당선가능성이 있다'고 답해 '가능성이 없다'(38.7%)는 답변을 능가했다. 안 소장은 "새정치연합의 당원이 가능성을 높게 보는 등 보궐선거라는 특성상 투표율 등을 고려하면 천 전 의원의 파괴력을 무시할 수 없다"며 "4월 보궐선거까지 천 전 의원의 행보를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어떻게 조사했나

내일신문은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를 앞두고 호남지역의 여론을 살펴보기 위해 여론조사 전문기관 '디오피니언'과 함께 광주와 전남, 전북지역에 거주하는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지역별 연령별 성별 인구비례에 따라 표본수를 할당한 후 광주 217명, 전남 296명, 전북 287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면접조사(48.0%)와 모바일활용 웹조사(52.0%)를 병행했다.

조사내용은 △박근혜 대통령 지지도 △새정치연합 전당대회 관련 △새정치연합의 야당 역할과 집권 가능성 △내년 총선 등이다.

조사는 1월 24일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21.3%로 95%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5p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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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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