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의문' 재정 조기집행 개선
기재부, 조기집행 실효성 논란에 비용·효과 분석
이자비용 눈덩이 … 합리적 규모 추정 모델 개발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재부와 조세재정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재정 조기집행의 비용·효과 분석과 합리적 조기집행 규모추정 모델 개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조만간 나올 분석보고서에는 국민경제와 성장률 등 거시적 측면에서의 재정 조기집행의 효과와 경제분야별, 주요 사업별 등 미시적 측면에서의 효과 분석 결과가 담길 예정이다. 조기집행을 위한 일시차입이나 재정증권 발행 등에 따른 이자비용,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부담 등 비용에 대한 분석 결과도 포함된다.
정부와 연구원은 이같은 분석결과를 토대로 경제전망과 국세수입·차입 등 재정여건 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조기집행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이처럼 재정 조기집행에 대한 분석에 나선 것은 매년 조기집행이 반복되고 있으나 실효성은 의문시된다는 문제제기가 있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재정 조기집행이 효과는 없이 부작용만 낳고 있다'는 의원들의 지적이 많았다.
실제 정부의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2003년 재정 조기집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후 지난해까지 2008년 딱 한차례를 제외하고는 상반기에 재정지출을 더 많이 했다. 매년 경기흐름을 '상저하고'로 전망하면서 경기에 대응하기 위해 상반기 재정투입을 늘려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올해도 정부는 상반기 재정집행률 목표치를 58%로 잡았다.
하지만 재정 조기집행의 효과에 대해서는 이견이 적지 않다.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 재정 조기집행을 통해 상반기와 하반기 모두 정부 성장률 전망치를 웃돌았던 해는 2006년과 2007년, 2010년 등 3개 연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부 예상과 달리 경기가 '상고하저'로 흐르면 조기 재정집행이 오히려 경기변동성을 더 확대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상반기 재정을 쏟아 부어 여력이 없는 상태에서 하반기 경기가 더 나빠지면 정부의 대응수단이 마땅치 않게 되고 그만큼 경기가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한국은행은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0.4%로 급락한 중요한 원인의 하나로 정부의 재정지출 감소를 꼽았다.
재정 조기집행에 따른 비용도 만만치 않다. 정부의 세수유입과 재정지출간에는 시차가 있어 자금이 부족할 경우 한은에서 돈을 일시차입하거나 재정증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그만큼 이자비용을 치러야 한다. 통상 조기 집행규모가 클수록 비용도 증가한다. 특히 최근 세수가 급격히 줄면서 정부의 이자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11년 363억원에서 2012년 1815억원으로 늘어난 정부 이자비용은 2013년 2644억원까지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85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는데 이는 당초 예산(600억원)의 세배가 넘는 규모다.
정부가 재정을 조기 집행하면 연계된 지자체 지출도 앞당겨야 하기 때문에 지방재정에 부담을 주고, 지역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그동안 재정 조기집행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있어왔다"며 "조기집행에 따른 효과와 비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보고 합리적 조기집행 규모 추정 모델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재정집행 효과분석에는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