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먹이는 엄마들 &책 먹고 크는 아이들
성남 한솔초등학교 ‘명예사서 어머니’

11월 4일 수요일, 성남 한솔초등학교에서는 ‘2015 독서체험의 날’ 행사가 한창이었다. 4교시가 끝난 정오 무렵, 이날의 ‘엄마 선생님’들이 한솔도서관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모두 활동지와 교구, 책을 가득 담은 바구니를 한 아름 들고 있었다. 아이 키워본 엄마라면, 엄마 목소리로 읽어주는 동화를 듣고 행복해하는 아이의 얼굴을 본 엄마라면,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바로 ‘뿌듯한 그 표정’도 얼굴에 가득 담고 있었다.

도서관 운영 뿐 아니라 독서교육 관련 전반에 적극 참여
대부분 학교 도서관은 학부모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별히 성남지역은 ‘책 읽는 성남’이라는 성남형 교육 취지 아래 도서관들이 비교적 잘 운영되고 있다. 성남 한솔초등학교의 경우도 매년 3월 학부모들의 자발적인 신청으로 ‘명예사서 어머니’ 모임을 꾸려간다.
2012년부터 한솔초등학교 도서실을 담당하게 된 송영미 사서는 학부모 명예사서 활동을 더 활성화 시키고자 노력하였다. 주로 점심시간 도서관 이용지도, 장서 점검과 대청소 등 도서관 운영에 관한 봉사활동과 매달 1회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책 읽어주는 어머니’ 활동, 연 2회 이상의 도서관 운영 간담회 및 독서교육 관련 학부모 연수가 진행된다.
송영미 사서는 “명예사서 어머니들 중 몇몇 분은 도서선정위원회, 도서관 운영위원회 위원으로도 적극적으로 활동한다”며 “도서관 운영 외에도 독서교육과 관련된 학교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번 독서체험의 날도 어머니들의 도움 없이는 엄두가 안 났을 것”이라고 명예사서 어머니들에 대한 깊은 감사를 전했다.
한솔초등학교 2015 독서체험의 날 ‘일일 독서 교사’
한솔초등학교의 경우 매년 ‘독서체험의 날’을 개최했는데 작년까지는 독서퀴즈대회, 독서골든벨, 독서논술활동 등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2년째 명예사서로 활동 중인 2학년 이소리 학생의 어머니 이향숙씨는 “정기 간담회를 통해 독서가 시험이나 평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다수의 의견에 따라 올해는 학생들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위주로 운영하고자 여러 시간에 걸쳐 학년별로 모여 사서선생님과 함께 프로그램을 계획했다”며 “아이들의 교실에 들어가서 직접 프로그램을 진행해 보니 생각보다 아이들이 잘 따라주어 기쁘다”며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1교시부터 4교시까지 각 교실에 들어가서 일일독서교사로 ‘독서 체험의 날’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점심시간에 도서관에 모인 명예사서 어머니들은 송영미 사서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각 학년별로 좋았던 점과 보완해야 할 점, 책 선정에 대한 의견, 내년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까지 비록 전문 강사는 아니지만, 아이들의 독서교육에 대한 엄마의 시각에서 나오는 현실감 있는 이야기들이 인상적이었다. 내 아이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 책이 주는 즐거움을 알려주고자 하는 열정과 관심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달된다고 생각하니 그야말로 그 누구도 가질 수 없는 ‘명예사서 어머니’들만의 경쟁력이 아닐까 싶다.

조금 더 특별한 ‘사서’의 조금 더 특별한 ‘나눔’
명예사서 어머니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는 신희정씨는 “엄마가 도서관에 있으니 아무래도 아이도 책과 가까워진다”며 선생님이 되는 기분이 남다르다고 웃었다. 이어 모임의 부회장을 맡고 있는 조유선씨는 “아직 아이가 2학년이라 그런지 무엇보다 독서교육에 공을 들인다”며 “도서관에서 일하다 보니 필독서, 권장도서를 비롯하여 책을 선별해 아이에게 제시해 주었더니 아이의 독서력이 남다르다”며 명예사서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아이의 바른 독서 습관이 잡혔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2학년 이준우 학생의 어머니 정은숙씨는 “한솔초를 졸업한 큰 아이에 이어 둘째아이를 보내면서 명예사서를 4년째 하고 있는데 서고 정리를 깔끔하게 해놓고 도서관을 나설 때 뿌듯하다”며 “처음에는 책에 대한 관심으로 명예사서 봉사를 자원했으나 이제는 정기적으로 학교를 드나들다 보니 학교에 대한 관심이 더 커져 버렸다”며 도서관과 학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5학년 학생들이 ‘독서 체험의 날’을 맞아 원 없이 도서관을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2학년 김정헌군의 어머니 정미애씨는 “한솔초등학교하면 축구부가 워낙 유명하다 보니 다른 활동들이 묻혀버리는 게 아쉽다”며 “한솔초등학교 어린이들은 열의를 가진 선생님들과 함께 ‘체’뿐 아니라 ‘지’와 ‘덕’도 겸비하고 있다”며 “사실 우리가 아이들의 지성과 인성을 기르는데 작게나마 기여하고 있는 것”이라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비록 눈에 보이는 ‘보수’는 없으나 자신의 시간과 수고를 나누는데서 눈에 보이지 않는 ‘보수’를 받고 있다는 듯 그들은 마음만큼은 부자였다.
한솔초등학교 독서 체험의 날 ‘책으로 놀자’ 프로그램은?

독서교육에 관련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하여 독서에 관한 흥미와 관심을 높이고, 다양한 독서 체험, 책놀이 프로그램을 통한 독서에 관한 동기부여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전체 학급 국어과목 수업시수를 조정하여 1교시부터 4교시까지 각 학급교실, 도서관, 소강당 등을 이용하여 ‘책으로 놀자’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학년별 프로그램을 송영미 사서가 대략적으로 계획하였고, 명예사서 어머니들이 학년별로 모여 프로그램에 살을 붙이고 직접 일일 독서 교사가 되어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1~2학년은 다양한 그림책을 활용한 활동, 3~4학년은 대상도서를 학생들과 함께 읽으며, 줄넘기 토론, 퀴즈 문제를 만들어 종이비행기에 써서 날리는 활동, 직접 만든 문제를 통하여 팀별 독서 골든벨(북딩고)을 진행했다. 5~6학년은 책을 활용하여 6가지 미션을 팀별로 수행하는 책놀이를 진행했다.
한솔초등학교는 이번 독서 체험의 날 프로그램으로 책과 독서를 통하여 학생들이 즐거움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학생, 학부모, 교직원 모두의 참여로 소통과 나눔의 독서 문화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