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면택 워싱턴 특파원 현장보고

IS 격퇴 위한 미·불·러 삼각연대 '선택의 기로'

2015-11-20 11:51:34 게재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방안을 놓고 미국과 프랑스 등 서방국가와 러시아가 부심하고 있다. 1년여 동안 IS 격퇴전략을 펴온 미국에 이어 파리 테러를 당한 프랑스, 자국기의 폭탄테러를 확인한 러시아가 IS 격퇴를 위해 반IS 삼각 연대를 구축했다.

미국 프랑스 러시아 삼각 연대는 IS 근거지 목표물에 대한 대규모 합동 공습을 계속하고 있다. 낮에 는 러시아가 전투기와 장거리 폭격 기를 동원해 크루즈 미사일 세례를 퍼붓고 있고 밤에는 프랑스와 미국 이 대대적인 폭격을 가한다.


미국·프랑스·러시아 반IS 연대

삼각 연대는 IS 근거지 목표물에 대한 대규모 합동 공습을 계속하고 있다. 낮에는 러시아가 전투기와 장거리 폭격기를 동원해 크루즈 미사일 세례를 퍼붓고 밤에는 프랑스와 미국이 대대적인 폭격을 가한다.

프랑스는 요르단과 아랍에미레이트에 배치해 놓은 전투기 10여대를 연일 출격시켜 IS의 수도격인 락까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미국은 A-10 공격기 등을 동원해 IS의 테러 자금줄인 시리아와 이라크내 유전과 정유시설까지 파괴하는 공습작전을 전개했다.

러시아는 이집트 시나이 반도 인근에서 추락한 자국기가 폭탄테러로 확인된 후에 본토 엥겔스 기지에서 TU-22, TU-160 장거리 폭격기들을 출격시켜 크루즈 미사일 30여기를 발사해 락까와 유전지대 등을 맹폭했다.

프랑스는 공군력에 이어 '프랑스의 자랑'으로 불리는 항공모함 샤를르 드골 호를 지중해로 발진시켜 탑재하고 있는 전투기 20여대를 동원해 보다 강력한 공격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미국도 핵항공모함 해리 트루먼호를 지중해를 향해 이미 출항시켜 IS 격퇴작전을 펴도록 조치했다. 해리 트루먼호는 순양함과 구축함 등 5척의 전함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투기와 헬기 90대를 탑재하고 있다.

러시아는 자국 함대에 프랑스 전함을 지원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특히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오는 24일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고 26일에는 크렘린에서 블라드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IS와의 테러전쟁을 전개하기 위한 프랑스와 미국, 러시아의 삼각 연대를 구축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IS냐 아사드냐

삼각 연대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선결과제가 있다고 뉴욕 타임스 등 미 언론들은 지적한다. 먼저 미국과 프랑스, 러시아가 IS와 아사드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프랑스는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해 자국민을 살상한 이유로 2011년 중반부터 정권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해왔다. 반면 러시아는 아사드 정권을 보호하려는 입장이다.

따라서 IS 격퇴를 위한 삼각 연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프랑스가 아사드 정권 퇴진 요구를 일단 포기 또는 유보하는 양보를 해야 한다. 아니면 러시아와 이란이 아사드 정권을 버리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하지만 양쪽 모두 이를 양보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IS를 괴멸시키기 위한 합동전선을 구축할 수 있을지 의심받고 있다.

다수의 안보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IS도 격퇴하고 동시에 아사드 정권도 퇴진시키겠다고 내건 병진전략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이번 기회에 수정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IS 격퇴를 우선할 것인지, 아사드 정권 퇴진을 우선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는 얘기다.

만약 미국과 프랑스가 IS 격퇴를 우선시해서 러시아와 이란까지 끌어들이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할 경우 IS 격퇴를 위한 삼각 연대 또는 사각 연대를 구축하고 대대적인 괴멸작전을 전개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IS 격퇴 우선시 딜레마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기존 전략을 수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와 이란과 손잡을 경우 아사드 정권을 살려두어야 하는 동시에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 수니파 아랍국가의 지원을 잃는 딜레마에 빠지기 때문이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 이란과 손을 잡고 2011년 8월부터 타도대상으로 삼아온 아사드 정권을 살려두는 결정을 내리면 국내 정치적으로도 집중포화를 맞을 게 분명하다. 게다가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터키 등 수니파 온건 아랍국가들과 주변 동맹들은 시리아에 아사드 정권이 있는 한 시리아 내에 진입해 IS와 지상전을 벌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IS 격퇴작전에 적극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으로서는 극단적인 수니파인 IS를 수니파 아랍국가들이 지상군을 파견해 괴멸시키는 전략을 가장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사드 퇴진 우선시 딜레마

미국과 프랑스가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우선하는 전략을 선택할 경우 러시아, 이란 등으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IS 격퇴를 위한 국제연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이 동의할지 미지수이다.

아사드 정권과 오랜 맹방인 러시아는 아사드 보호를 위해 시리아 사태에 군사개입을 한 것이고 같은 시아파의 종주국인 이란도 아사드 보호를 다짐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나 프랑스의 시리아 정권교체를 수용하지 않을 게 분명하다.

미국과 프랑스로서도 전방위 테러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IS 격퇴를 미루고 덜 위험한 것으로 보이는 아사드 정권의 전복부터 모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더욱이 오바마 대통령은 대규모 미군 지상군의 투입 없이 IS를 괴멸시키려면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터키 등 수니파 아랍국가들과 주변 동맹국들의 지상군의 투입이 가장 긴요하다고 보고 있는데 아사드 정권 전복부터 추구할 경우 조기에 실현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고 묘안을 찾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시리아에 아사드 정권이 버티고 있는데 수니파의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시리아 침공에 나서기 어렵고, 강행하면 그야말로 거대 전쟁으로 비화될 위험이 생긴다.

오바마의 선택

테러당한 프랑스의 올랑드 대통령이 IS 격퇴전략의 대폭 강화를 주문하며 미국과 러시아 등이 삼각 연대할 것을 주문하더라도 오바마 대통령은 확실한 대책을 내놓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IS 격퇴에 모든 국가들이 참여해 현재 보다는 강도 높은 IS 지휘부와 주요시설에 대한 전방위 공습을 한층 강화하자는 군사대책을 내놓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소규모 미 특수부대원들을 시리아 전선에 직접 투입, 공습 타깃을 선정해 폭격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전략을 전개할 것임을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리아 해법과 관련해서는 아사드 정권과 온건반군 등이 참여해 선거와 권력분점을 논의하는 방안 등에 대해 관련 당사국들이 곧 논의키로 한 만큼 좀더 인내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 [한면택 워싱턴 특파원 현장보고] 시리아난민 수용 여부 놓고 싸우는 미국 정치권

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