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20대국회 |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

"군에 대한 신뢰 회복이 첨단 무기보다 중요"

2016-06-10 11:12:38 게재

"매번 뼈를 깎는 개혁을 하겠다고 한다. 더 깎을 뼈가 남아 있을지 모르겠다"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비례·사진)은 문제가 터질 때마다 되풀이되는 군의 무대책을 비판하며 "군 개혁은 으리으리한 대책이 아닌, 사병들의 생활을 실제 들여다보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의원은 2006년 육군 준장으로 예편할 때까지 35년간 군복을 입고 살아온 직업 군인이다. 육사 30기로 현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육사 1년 선배이기도 한 김 의원은 4·13 총선에서 국방 전문가로 국민의당에 영입, 비례 대표로 당선됐다.

김 의원은 방산 비리 등 거창한 분야의 개혁도 시급하지만 군 개혁이 지속성과 실제 국방력을 강화하는 동력으로 이어지려면 문제에 다르게 접근하는 '관점의 전환'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군 인권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개인의 인성 문제로 치부할 게 아니라 군인들의 생활공간인 '내무반'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그중 하나다.

김 의원은 "정서적으로 예민하고 개인 생활에 익숙한 요즘 세대, 그것도 20살 안팎 젊은이들을 한 공간에 30명씩 몰아 넣어둔 내무반 환경을 바꿔야 한다"며 "이런 환경에서 사고가 이만큼 밖에 안 나는 게 오히려 신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군 생활의 대부분이 이뤄지는 내무반 구조 개선으로 사병들의 생활을 바꿔주는 것이 군 인권 개선, 나아가 군 개혁의 출발점이란 것이다.

김 의원은 군대의 형식중심 문화가 빚어낸 지나친 낭비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잦은 이취임식의 병폐는 심각하다고 했다.

그는 "장관에서 소대장까지 계급이 올라갈 때마다 이취임식을 한다. 그때마다 동원되는 엄청난 인원과 시간, 물자만 간소화해도 군인을 위한 휴양소 몇 개는 지을 수 있을 것"이라며 "쓸데 없는 행사를 줄이고 사병 복지에 투자하는 것이 강군 양성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군 복무 시절, 김 의원은 형식과 권위로 얼룩진 군 문화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대대장 시절엔 근무하는 부대의 간부 전용 식당을 없앴다. 간부와 사병의 벽을 허물어 소통을 강화하고 권위주의적인 군대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서였다. 부대 내 건의 사항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사병들과 속옷 차림으로 한달 간 전투축구를 했다. 그는 "첫날은 내가 30골을 넣었다. 하지만 경기를 20번쯤 하고나니 내가 한 골도 못 넣게 됐고 태클을 거는 일병도 있었다"며 "친밀감을 쌓고 나자 솔직하고 참신한 건의가 쏟아졌다"고 회상했다.

국민의당 국방정책을 이끌고 방산 비리 척결 등 군 개혁에 앞장서게 될 김 의원은 "국방의 특수성을 감안, 양이 아닌 질 높은 법안 마련에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글로벌 경쟁에 나선 국민과 기업을 보호하려면 든든한 방패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강한 국방력은 필수"라며 "국민의 안보 불감증보다 국민이 군을 믿지 못하는 것이 더욱 심각한 안보불안 요소다. 국민이 믿고 국민과 함께 할 수 있는 군을 만들기 위해 국방 개혁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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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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