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20대국회 | 국민의당 김종회 의원

"정치란 공욕(公慾)을 진작시키는 일입니다"

2016-08-23 11:04:56 게재

전북 김제시 부안군을 지역구로 둔 김종회 의원은 '제대로 된' 성리학자다. 인공지능 시대에 성리학이라니. 김 의원은 "시대의 난제 해결에 성리학의 정신과 가르침이 매우 유용하다"고 말했다. 성리학의 3대 강령인 △명명덕(양심을 회복하라) △신민(백성을 새롭게 하라) △지어지선(너와 내가 더불어 지극한 선(행복)에 도달하자)에 어려운 현재를 헤쳐갈 지혜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현재 정치인들에게 꼭 필요한 덕목으로 '선비정신'을 꼽았다. 우리 고유의 '노블레스 오블리쥬(사회 지도층이 국민 앞에 모범을 보이는 것)' 철학이 담긴 선비정신의 복원이야말로 국민이 원하는 정치인, 국민을 우선하는 정치로 바뀌는 첩경이란 것이다.

김 의원은 지역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농민들의 고충을 폭넓게 듣고 '직불금제 개선법안'을 준비 중이다. 농업에는 환경 보존, 토지 활용, 홍수 예방 등 공익적 요소가 상당한 만큼 현행 고정직불금 제도에 변화를 줘 농민들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또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면서 복지혜택도 소외되기 일쑤인 농어촌 지역 노인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법안도 만들고 있다. 그는 "이런 법안을 중점적으로 고민하게 된 것도 '내가 사는 지역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변화를 위한 실천을 하라'는 가르침 덕분" 이라며 성리학의 실천적 측면을 역설했다.

성리학과의 인연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김 의원 집안은 조선 중기 기묘사화 때 서울에서 김제로 낙향, 대대로 학문을 일궈온 정통 기호학파 가문이다. 조선조의 생활양식과 정신세계가 어린 시절을 지배했다. '지구촌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은 글로벌 시대에 15세기 학문을 배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회의가 찾아왔다. 그런 그를 다시 붙잡은 화두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이었다.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뜻을 통해 옛것과 나쁜 것의 의미를 구분하게 됐다. 어제가 없는 오늘, 오늘이 없는 내일이 없다는 말의 의미도 되새기게 됐다.

방황 끝에 다시 만난 성리학은 그를 더욱 깊숙히 끌어들였다. 세상을 잘 알아야 국민 삶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한의학도 익혔다. 학문만으로 세상 변화에 한계를 느꼈을 때 더 넓고 구조적인 변화를 시도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정치를 하기로 결심했다. 실패도 겪었다. 하지만 실패한 첫 도전은 그의 생각과 지역민과의 소통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준 영양제가 됐다.

김 의원은 정치의 본질을 '공욕(公慾)을 진작시키는 일'이라고 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사리사욕은 탐욕을 부르지만 그렇다고 욕심이 없으면 동기부여도 되지 않는다. 욕심을 없앨 수는 없기 때문에 사욕(私慾)이 아닌 공동을 위한 욕심으로 바꿔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욕심을 공욕(公慾)으로 승화시키면 공동체의 이익과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지도자가 할 일이 바로 이것"이라며 "단기 처방과 겉만 번지르한 방법론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근본적인 질문과 해법을 찾는데 앞장서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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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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