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20대국회 |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

"3당 중 유일한 체육전문가, 사명감 갖고 역할 다할 것"

2016-08-26 11:11:06 게재

"갈때 32시간 올때 36시간, 꼬박 4일을 비행기에서 보냈습니다"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비례·사진)은 리우 올림픽에 참석한 유일한 국회의원이다. 애초 국회 교문위 소속 의원 다수가 참석하려 했지만 모두 고사하는 바람에 홀홀단신 리우로 떠났다. 체육인 출신 국회의원의 현지 방문은 선수단의 사기를 높였다. 그의 응원이 주효했을까. 태권도는 출전한 전 종목에서 메달을 따며 선전했다.

20대 국회에는 9단이 2명 있다. 한 사람은 바둑 9단인 새누리당 조훈현 의원, 또 한 사람이 이동섭 의원이다.

이 의원은 국내에 200여명 뿐인 태권도 공인 9단이다. 20여년의 경찰 근무 시절, 이 의원은 조직폭력배 검거에 탁월한 솜씨를 보였다. 한해에 1000명 이상을 검거·구속시킨 일도 있었다. 하지만 호남 출신에다 바른 소리 잘하는 그는 번번이 승진에서 좌절했다. 수사 업무 중 만난 지휘 검사들은 그를 '인간 이하'로 무시하기 일쑤였다.

돈 없고 빽 없는 사람도 땀과 실력으로 공정하게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 정치에 입문했고 공부를 시작했다. 체대를 졸업했지만 다시 공부에 도전, 정치학 석사에 이어 법학박사 학위도 받았다.

민주당에서 지역위원장 6번, 전국청년위원장 5번을 지내고 서울시당수석부위원장을 지내는 등 탄탄한 정치경력을 쌓았지만 공천에서 외면 당하길 수 차례, 2012년 총선에서 기회가 왔다. 여론조사결과 새누리당 후보를 두배 차로 이기는 등 승리가 눈앞에 있었다.

하지만 야권 단일화 방침에 따라 정의당 노회찬 후보에게 자리를 내주게 됐다.

분을 삼키고 칼을 갈았다. 2013년 4월 재보궐선거. 다시 한번 기회가 왔다. 하지만 이번엔 안철수가 등장했다. 당은 그에게 또다시 양보를 종용했다. 억울함에 땅을 쳤지만 끝내 후보자리를 양보했다.

하늘이 기회를 주었을까. 절차탁마하던 그는 마침내 지난 4·13 총선에서 국민의당 비례의원으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태권도 공인 9단으로 평생을 태권도와 함께 지낸 그는 지금 마음이 급하다. 전 세계 8000만명의 애호인과 900만명의 유단자를 배출한 태권도가 위기를 맞고 있어서다. 이 의원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 일본의 가라테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며 "IOC 위원 숫자에서도 일본에 밀리는데다 최근 일어난 국기원 인사 문제 등 태권도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추락, 자칫하면 올림픽 종목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개신교 장로로 독실한 기독교인인 이 의원은 "온갖 풍상을 겪고 뒤늦게 국회의원이 된 만큼 한시를 아껴가며 의정활동에 임하겠다"며 "20대 국회 유일의 체육 전문가라는 사명감으로 한국 체육 발전에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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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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