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20대국회 |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
농촌이 행복해야 온 국민이 행복하다
김현권(더민주·비례·사진) 의원은 농민이다. 고향인 경북 의성에서 아내와 함께 25년째 소를 키우고 있다. 농어촌을 지역구로 둔 의원은 많지만 의원 본인이 농사를 짓고 있는 현역 농민인 경우는 자신이 아마 처음일 거라고 했다.
농업 얘기를 꺼내려는데 당에 대한 쓴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난 달 그는 더민주 경북도당 위원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현 위원장인 오중기 후보에 밀려 떨어졌다. 하지만 선거 막판 오 후보가 금품을 살포한 사실이 드러났다. 일부 당원들이 오 후보의 후보사퇴를 촉구하며 당 차원의 강력한 징계를 요구했지만 오 후보는 결국 당선됐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사실관계를 파악했지만 경고 처분에 그쳤다. 현재 비대위는 도당위원장 선거에 대해 '당선 보류' 결정을 내린 상태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집권을 원하는 당이라면 작은 과정 하나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다 지켜보고 있다"고 매섭게 지적했다. 이야기가 얼마 전 열린 전당대회로 넘어갔다. 온라인 권리당원들에 의해 친문 일색 지도부가 탄생했다며 당 안팎에서 말이 많았다.
하지만 김 의원은 조금 다른 해석을 내놨다. 그는 "특정 계파 중심 대의원이나 급조된 당원이 아닌 권리당원들이 당 의사결정의 전면에 등장한 첫번째 선거로 기록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문제는 전당대회의 내용"이라고 했다. 집권을 지향한다는 당의 최고 지도부 누구도 우리가 지향하는 삶이 무엇인지, 우리가 국민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권리당원 문제보다 더 심각한 것이 국가 비전 제시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라고 쓴소리를 뱉었다.
그는 정치가 할 일을 "무엇으로 국민들을 가슴 설레게 만들건지에 대한 답을 내놓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그가 생각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다. 김 의원은 "바로 여기에 농업과 농촌의 역할이 있다"고 했다. 국민의 행복한 삶에 기여하는 것이 농촌의 주요 기능이며 농촌·농업 정책은 그 기능을 잘하도록 펼치면 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전 국민에게 농가주택과 텃밭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주중에는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자연을 찾아 쉼을 얻으라는 것"이라며 "단순한 성장, 물질적 부보다 국민이 행복을 느끼며 사는 일이 국가 경영의 중요 과제라고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의 의정활동 슬로건은 '농업 예산의 50%를 농민에게 직접 지불하자'이다. 김 의원은 또 '농산물 GMO 완전표시제'를 주장한다. 쌀에 편중된 농업정책도 다양한 곡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 의원은 이를 통해 "농촌이 온 국민의 휴식처 역할을하고 농민은 그 휴식처를 관리하는 일을 잘 감당하게 해주면 농업 문제는 물론 사회 문제의 많은 부분이 해결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는 "프랑스는 이런 농촌의 역할을 인정해 농업예산의 무려 80%를 직불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유럽 평균도 70%에 달한다"며 소규모 자영농에게도 경쟁농업, 수출농업을 부추기는 우리와는 농업에 대한 관점, 사회적 기능 설정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주중엔 여의도에서 일하지만 주말이면 어김없이 소똥을 치우기 위해 의성을 향하는 김 의원. 여전히 "농민으로 살아 남는 일이 숙제"라며 농사의 어려움을 말하는 그에게 왜 국회의원이 됐냐고 물었다. 그는 "한계에 이른 단순 고성장주의를 극복하고 국민이 행복한 삶의 모습은 어떤 것일지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 그속에서 농업과 우리의 미래를 함께 만들고 싶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