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가구는 '빨강' 저위험은 '파랑'
서대문구, 복지지도로 위기단계별 관리
업무효율 높이고, 주민 서비스는 빨라져
"연세가 많고 거동이 불편하셔서 외부 활동을 하지 못하세요. 이사할 집을 찾고 있는데 비용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구요."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1동주민센터에는 한달에 한번 특별한 날이 있다. 통장과 통 담당 주무관은 한달에 한번 짝을 지어 고령의 홀몸노인이나 한부모가정 등을 방문하는 '통통데이'다. 최아름 복지플래너가 정 모(91) 할머니집 방문을 앞둔 전용은 복지통장과 이형욱 '우리동네 주무관'에 대략 상황을 전하며 주되게 살펴야 할 것들을 챙긴다. 비상시 연락처가 담긴 홍보용 자석과 함께 주어진 건 한 장의 지도. 동네 지도에 군데군데 주황색 파란색 표시가 돼있고 복지관 경로당 등 인근 시설도 한눈에 들어온다. 서대문구가 맞춤형 복지지원을 위해 자체 제작한 '복지방문지도'다.
서대문구가 취약계층이나 복지사각지대를 온라인상 지도와 연동한 복지방문지도를 자체 제작, 톡톡히 효과를 얻고 있다. 사각지대 발굴부터 수급여부 결정, 사후관리까지 전체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관리하다보니 공무원 업무 효율성은 높아지고 주민 입장에서는 필요한 서비스부터 우선 지원받을 수 있다.
서대문구가 복지현장과 지도 결합을 고민한 건 지난해 초. 송파 세모녀 사건 등 복지사각지대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급증하는 소외계층을 즉각 발굴할 수 있는 상시체계 구축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전산망을 활용한 방문대상자 관리체계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문자나 숫자로 기록하던 기존 '대상자' 관리에 공간과 생활환경을 반영했다. 주거 고용 등 5가지 분야 24개 기준을 마련,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을 위기단계별로 구분해 지도에 담았다. 고위험군은 빨강, 중위험군은 주황, 저위험군이나 일상 돌봄이 필요한 가구는 파란색으로 표시된다. 각종 지원에 따라 달라지는 현황뿐 아니라 방문기록과 각 가정에서 필요로 하는 최우선 욕구까지 지도에 실시간 반영된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로 지도 쓰임새는 커졌다. 복지담당 공무원 외에도 복지통장과 통 담당 주무관, 때로는 방문간호사까지 다양한 인적 자원이 맞춤형 복지지원에 결합하게 됐기 때문이다. 송용섭 북가좌1동장은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첫해에는 지도를 활용해 찾아가는 방문복지 서비스를 확대했다"며 "골목소식통이나 동네마당발 경로당을 거점으로 이웃 소식을 확인하는 등 주민이 만드는 골목복지·복지공동체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사각지대 신고 창구인 천사톡(카카오톡)과 복지상담 전용전화인 '행복1004콜센터'도 지도와 기능을 연계했다. 경찰 우체국 수도사업소 도시가스 등 '복지사각지대 발굴 협약'을 맺은 기관 구성원을 비롯해 학교 교사 등 740여명이 서대문구 카카오톡 계정과 친구를 맺고 고유 업무 도중 혹시나 싶은 이웃을 발견하면 알려준다. 행복1004콜센터 복지 전문 공무원이 해당 가정과 통화 상황을 파악하고 동주민센터에 연계하는 형태다.
복지시설 등을 지도에 추가한 뒤에는 주민들에 가장 가까운 민관 서비스 연계가 가능해졌다. 홍형신 복지정책과 주무관은 "담당 공무원만 알던 정보를 종합·공유하기 때문에 누가 업무를 맡더라도 대상자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주민 입장에서는 같은 이야기를 여러차례 반복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위기 해소나 위기상황 고조 등을 별도 관리하는 건 물론 그 이유도 분석할 수 있다.
지역 내 13만4780세대 가운데 6%에 해당하는 8454세대를 방문대상으로 관리하는 복지지도는 외부에서도 효과를 인정한다. 지난해 말 행정자치부 '생활불편 개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은데 이어 지난 8월에는 '지자체 우수정보체계'로 선정, 다른 지자체에 보급·확산할 필요가 있다는 인증을 받았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10월 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물 권리등록으로 복지지도 효율성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며 "다른 지자체에도 원활하게 보급돼 전국적으로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