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보험가입 적정성 비교│① 보험 과소비
가구소득의 18%를 보험료로 내 … "과도한 지출"
금소연-기재부 조사
가구당 매월 103만원 납입 최근 5년내 해약 경험 27%
우리나라 가계가 소득의 5분의 1 정도를 보험료로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보험료 지출이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보험료는 세계 6위로, 경제력(GDP)에 비해 보험료 지출이 높은 실정이다.
금융소비자연맹(회장 조연행)은 기획재정부와 함께 실시한 '가계 보험가입 적정성에 대한 비교조사 연구' 결과 우리나라 가구는 평균 11.9개의 보험에 가입해 있으며 매월 103만4000원을 보험료로 내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보험가입 소비자의 26.5%가 최근 5년 이내 납입한 보험료의 손실을 감수하면서 보험해지를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중도해지 이유로는 '보험료를 내기 어려워서'(28.2%)라는 대답이 가장 높았으며 △더 좋은 보험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24.9%) △갑자기 목돈이 필요해서(11.9%) △지인권유로 인한 불필요한 보험가입(10.3%)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와 관련해 금소연 관계자는 "보험의 본래 목적인 위험보장이 아닌 저축이나 목돈 마련 수단으로 보는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보험소비자들이 중도해지를 경험하고 이미 낸 보험료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자발적 보험가입보다 타의로 가입한 경우가 많은 것도 중도해지로 이어지는 데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발적 보험가입은 18.2%에 불과한 반면 △지인 35.8% △보험설계사 자신 13.5% △설계사 친지권유 11.7% 등 타의로 가입한 비중이 훨씬 높았다.
해지한 보험상품 종류를 보면 생명보험 중에는 변액보험을, 손해보험 중에는 장기손해보험을 중도해지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금소연 관계자는 "변액보험의 경우 조기 해지 시 해약 공제가 크고, 장기손해보험의 경우 장기납입 중 중도해지 시 원금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중도해지에 따른 소비자 효용이 크게 저해된다"고 지적했다.
가계보유 보험상품 중에서는 저축성 보험과 변액보험에 대한 보험료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소비자들의 보험가입 목적이 '위험보장'보다는 '노후대비나 목돈마련'에 치우쳐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초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저축성 보험 역시 공시이율이 높아야 2%대에 불과하고 여기에 보험료의 10% 내외가 사업비로 공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험상품은 사실상 저축기능을 상실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많은 소비자들은 여전히 '저축을 한다'는 생각으로 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소연 관계자는 "변액보험은 보험금이 변동하는 상품구조만이 다를 뿐 위험보장이라는 가입 목적은 동일하다"면서 "변액보험을 투자상품 또는 목돈마련 상품으로 잘못 인식하고 비합리적인 보험 소비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1000가구를 대표해 가구주 또는 가구주의 배우자인 20세 이상~60세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됐다. 1000개 가구는 지역별 가구수 국가통계에 근거해 비례할당 표본 추출을 했다.
['가계 보험가입 적정성 비교' 연재기사]
▶ ① 보험 과소비│ 가구소득의 18%를 보험료로 내 … "과도한 지출" 2018-01-09
▶ ② 적정보험료│ 보험료, 가계소득 10% 이내가 적정 2018-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