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수를 왜 무리수라고 부르나요?” 류수목(경남 율하고 수학담당)교사는 수업 시간에 질문을 했다는 이유로 엄청나게 야단을 맞았던 자신의 중학교 시절을 아직도 기억했다. 궁금해도 마음껏 질문을 할 수 없었던 과거의 수학시간이 안타까웠다며 웃었다. ‘무리수를 왜 무리수로 부르냐’는 자신의 질문은 수업시간에도,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과정에도 남아있다.

류 교사는 지금 아이들 모습이 더 안타깝다고 말한다. 수학에 흥미를 잃은 아이들이 다른 과목 학습에도 흥미를 잃을까봐서다. 류 교사는 수포자를 줄이기 위해 수학수업을 바꿔 나갔다. 우리 주변의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탐구활동을 수학수업과 융합시킨 것이다. 류 교사는 “ ‘수학과제 탐구’는 ‘수학’을 활용하여 특정 ‘과제’를 ‘탐구’하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라고 설명했다. 평소 관심 있어 연구하고 조사했던 모든 것들을 수학수업과 연계 시켰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점점 수학에 대해 관심과 흥미를 높여나갔다. 다른 교과 학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아직도 학생들은 입시를 위한 ‘문제 풀이식’ 수학공부에 얽매여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좀 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진을 밴드에 올리게 했다. 사진 속에서 수학적 요소나 원리를 발견하는 연습을 시켰다. 사진(미술)과 수학을 접목하자 놀라운 반응이 일어났다. 학생들은 밴드를 활용한 ‘수학적 요소 찾기’에 적극 동참했고 관련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수학적 원리를 실생활의 문제해결 기반으로 사용했다. ‘수학탐구과제’를 통해 자신의 진로와 연결하는 보고서도 만들었다.

학교 부회장은 ‘학교교칙에 대한 아이들의 불만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이를 풀기위해 퍼지이론을 이용해봤다. 우선, 학교 생활규정 중에서 애매한 요소들을 포함한 항목들을 퍼지집합으로 분류했다. 이어 주변 학교의 문항까지 조사하여 통계를 내고, 퍼지집합에 해당되는 항목들의 애매한 규정을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결과, 새로운 규칙을 제시하는 과제발표는 모든 아이들에게 수학적 사고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렇다면 수업 속에서 수학적 사고의 성장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을까. 류 교사의 고민은 깊어갔다. 단순히 점수로만 아이들을 평가할 수 있을까? 90점을 받은 아이가 89점을 받은 아이보다 수학을 더 잘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교사가 아이들과 생각을 나누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늘면서 아이들의 수학적 사고는 성장했다. 이러한 성장 과정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했다. 류 교사는 “이러한 과정은 점수가 갖는 그 이상의 가치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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