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 국민에게 사랑받는 축산으로│① 첨단산업으로 전환
한우·낙농·양돈에 데이터경제 확산
2019-05-29 11:00:38 게재
농협 축산경제 … 생산성 높여 농가소득 향상
축산농가 평균소득(2018년 기준)은 전체 농가소득보다 86% 높은 7824만원에 달하지만 축사는 농촌에서 기피시설이 되고 있고, 축산인을 바라보는 시선도 우호적이지 않다.
◆한우 데이터플랫폼 연내 개발 =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위한 첫째 과제는 역시 생산성 향상과 농가소득 높이기다. 경제적 유인없이 산업이 지속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농협 축산경제는 지난 8일 '한우핵심 데이타베이스(DB) 플랫폼' 착수보고회를 열고 LG유플러스와 함께 연말까지 한우 빅데이터시스템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국내 모든 한우의 개체별 생체정보를 디지털화해서 농가와 공유, 실시간 필요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한우의 발정시기나 분만시기, 또는 건강 등에 대한 이상징후들을 농가에 전달하면서 관련 컨설팅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7월 한우개량사업소 공판장 등에 축적된 데이터를 농가소득 높이기에 사용할 수 있도록 연구한 결과물이다. 농협은 한우플랫폼이 완성되면 양돈 낙농 계란 등으로 축종을 확대할 계획이다.
첨단기술을 활용한 생산성 향상 노력은 축종별로 다양하게 진행 중이다. 한우의 경우 수소를 중심으로 진행하던 품종개량사업에 암소개량을 병행하고 있다. 박철진 농협 축산경제 한우경영전략팀 단장은 "수소와 암소를 함께 개량하면 더 좋은 품종을 개발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농협은 유전체 분석방법도 개선해 원하는 형질을 구현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이고 있다.
박 단장은 "한우의 유전자 30억개 중 5만개를 선발해 형질별 특성과 품질등급 등을 분석하고 있다"며 "이전에는 분석유전자 수가 24개, 30개 등으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었다"고 말했다.
◆양돈은 협동조합 네트워크 활용해 개량사업 = 낙농은 젖소의 경제수명 연장을 위해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민홍립 낙농팀 과장은 "젖소개량사업소 검증원이 농가를 방문해 우유샘플과 번식기록(수정을 언제 했는지, 정액은 무엇을 쓰는지 등)을 수집해 검증관리시스템에 입력하면 목장별로 월 1회 품질 등에 관한 성적표를 발송해 주는데, 지난해 12월부터 젖소 생존율을 높이는 자료를 추가해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가에서는 젖소가 유방염에 걸리거나 발굽질병이 생겨 착유하기 어렵게 되면 경제성이 떨어져 도태(죽임)시키는데, 데이터를 통해 이런 질병을 미리 예방하게 되면 도태율을 낮출 수 있게 된다. 민 과장은 "젖소는 보통 새끼를 세번 이상 분만하지 못하는 데 젖소가 새끼를 한 번 더 낳으면 마리당 480만원의 소득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양돈은 협동조합간 종돈개량네트워크를 통해 품질 좋은 돼지를 생산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김희열 종돈개량사업소 과장은 "단일 품종의 경우 2000~3000마리에서 선발해 품종개량을 해야 효과가 있다는 게 육종학의 정설"이라며 "국내에서는 어미돼지(모돈) 500마리 규모로 종돈사업을 해왔는데, 2016년부터 이를 확대하기 위해 협동조합간 네트워크를 활용해 개량사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가나 개별 기업이 가진 모돈 규모로는 효과적인 개량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협동조합이 가진 장점을 활용한 것이다. 더 많은 새끼를 낳고, 90kg에 도달하는 일자를 앞당기는 종자로 개량하는 게 목표다.
김 과장은 "이 방식은 종돈 선진국인 프랑스에서 성공한 방법"이라며 "정부 차원에서는 2008년부터 국가간 네트워크로 종돈개량사업을 시작했고, 이를 협동조합 단위로 확장해 개량효율과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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