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직접판매 10년, 그리고 앞으로 10년

2019-12-04 10:00:00 게재
박진희 유니크패밀리 대표

정부는 1995년 ‘네트워크 마케팅’(직접판매)을 합법화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제도권에 진입한 지 10여년이 지난 2007년의 시장규모는 1조7743억원이었다. 업계는 이후 적극적인 고객만족 정책과 이미지 개선 노력 등 자정노력을 펼친 끝에 2015년 처음으로 매출 5조원을 돌파했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역대 최고치인 5조2208억원을 기록했다. 2007년과 비교하면 약 10년 사이에 시장규모가 3배 정도 커졌다.

주목할 점은 시장규모만 커진 것이 아니다. 업체 수와 판매원(회원) 수가 함께 늘었다. 2007년 65곳에 불과했던 업체수는 130곳으로 2배가 됐다. 318만8000여명이었던 회원도 903만명을 돌파했다. 물론 회원 한명이 여러 곳에 중복 가입한 경우도 있어 실제 이보다 적을 것이다.

낯선 이름 ‘직접판매’ ‘다이렉트 마케팅’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직접판매란 단어가 생소한 사람들이 많다. 국내에서는 직접판매를 흔히 ‘다단계판매’ 또는 ‘다이렉트 마케팅’이라고 부른다. 직접판매의 원리는 간단하다. 싸고 좋은 물건을 팔기 위해 광고를 하는 대신 다른 사람에게 소개를 하면 그 비용을 소개한 사람에게 주는 것이다.

문제는 원칙을 어기는 사람들이다. 2005년 위베스트인터내셔널 사건, 2006년 제이유네트워크 사건, 2007년 다이너스티인터내셔널 사건, 2008년 리브 또는 씨앤 사건 등 수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소비자 피해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에도 잊을 만하면 한번씩 ‘다단계식 사기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해졌다.

이들 사건은 국민들에게 직접판매하면 옥장판이나 자석요 또는 금융피라미드를 떠올리도록 했다. 소비자 사기피해 사고가 발생하면 직접판매 종사자들은 영문도 모르고 사회적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또 매출 폭락으로 이어졌다.

많은 종사자들이 숙명처럼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사실 억울한 측면이 많다. 문제가 된 사건 대부분은 소위 ‘미등록 불법다단계 판매업체’들이 저질렀다. ‘피라미드식’ ‘다단계식’ 사기로 회자됐던 대형사건 대부분은 엄밀하게 따지면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불법 유사수신 사기 행각이다. 이들은 물품거래를 가장해 단기간에 원금의 몇 배에 달하는 이자를 준다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먼저 투자한 사람이 나중에 투자한 사람의 돈을 배당받는 ‘돈 놓고 돈 먹기’ 식 구조로 피해규모를 키웠다.

이유가 어찌됐던 대국민 이미지 개선은 직접판매업계가 해결해야 할 앞으로 ‘10년 과제’다. 직접판매는 우리 사회에서 주요한 판매방식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고용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해외시장을 노크하는 업체들도 나타났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하지 못하면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 부정적 이미지는 관련 법률을 과거식 규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막고 있다.

이미지 개선, 소비자 주의도 과제

물론 업계도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직접판매공제조합과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을 설립해 소비자 피해를 보상하고 있는 지 오래다. 최근에는 업계가 나서 포상금을 걸고 불법 피라미드 신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직접판매공제조합 조사에 따르면 직접판매 관련 전반적인 호감도는 100점 만점에 22.7점으로 낮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설문조사 응답자들이 제품 가격과 질에 대해서는 만족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지 개선만 성공하면 국내외에서 사회적 역할을 다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한다.

불법업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주의도 필요하다. 단순 통계상 직접판매업체에 가입한 회원이 90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공제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미등록 다단계 업체는 불법이라는 사실을 아는 소비자는 그리 많지 않다. 공제조합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금전적 이익을 미끼로 판매원 가입이나 물품구매를 강요하는 ‘불법 피라미드’ 업체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업체나 판매자를 만날 경우 관련 기관에 신고하는 시민의식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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