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1000억 여성회관 제동

2026-07-10 13:00:35 게재

첫 공개 업무보고서 지적

“유사 기능과 차별성 없어”

전재수 부산시장이 1000억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되는 부산여성플라자 건립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노후한 여성회관 재건축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차별화된 기능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물을 짓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9일 여성기족국 업무보고에서 발언하는 전재수 부산시장. 사진 부산시 제공

전 시장은 9일 여성가족국에 대한 첫 공개 업무보고에서 “어떤 컨셉인지, 기존 유사 시설과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 분명해야 한다”며 “노후화됐고 주차장이 부족하다고 해서 대충 여성인력개발 기능을 넣어 건물을 짓는 것은 대단히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비 500억원에 지방채 200억원을 발행하고 공사비 상승까지 감안하면 1000억원이 넘는 사업”이라며 “부산시 자체사업 가운데도 엄청난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우선순위와 필요성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 시장은 특히 가족복합문화공간이라는 사업 방향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여성이 아이가 함께 직업훈련하고 가족이 함께 한다는 것은 대단히 관념적이고 추상적”이라며 “명확한 방향 없이 건물을 올리면 내용을 담을 수 있는 건물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여성이 아이를 데리고 교육받는 공간이라지만 여성인력개발센터나 고용노동부 직업훈련시설 등 비슷한 기능을 하는 곳이 이미 많다”며 “빚까지 내면서 1000억원을 들여 새로 지어야 하는 이유와 기존 시설과의 차별성이 분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건축 자체를 반대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 시장은 “여성회관이 부산시 사업소인 만큼 재건축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한다”면서도 “부산에서 1000억원이 들어가는 사업 가운데 우선순위를 고려해 다시 고민해 보자. 건물을 짓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 안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부터 명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부산여성플라자 건립의 필요성과 기능, 기존 시설과의 차별성, 투자 우선순위 등을 포함해 사업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타당성 조사와 중앙투자심사 등 주요 행정절차를 마쳤지만 설계에는 착수하지 않은 상태여서 사업 방향을 다시 정비할 여지는 남아 있다.

부산여성플라자 건립사업은 민선 8기 공약으로 추진됐다. 1981년 준공된 부산여성회관을 철거하고 지하 4층·지상 11층 규모의 가족활동복합공간으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2022년 9월 공약에 반영된 뒤 2023년 11월 건립계획을 수립했고, 2025년 1월 한국지방행정연구원 타당성 조사를 완료했는데, 2027년 착공해 2030년 개관이 목표였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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