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주차난, 직원 차 줄이면 해결될까
국토부 감사로 진행한 개편 파편적
접근교통·수요관리 근본 해법 필요
인천공항 상주직원 정기주차권 개편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감사에서 정기권 과다 발급과 업무 외 사용 등 관리 부실이 드러나자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기존 정기권을 무효화하고 발급 요건을 강화했다. 그러나 주차난의 원인을 상주직원 정기권 문제로만 좁히면 공항 접근교통과 주차 수요관리 실패라는 구조적 문제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급량 아닌 실제 사용량 봐야 =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1일부터 상주직원 정기권 관리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정기권 발급 요건을 ‘업무상 필요성’에서 ‘업무상 반드시 필요한 경우’로 강화하고, 기존 3만건 규모의 정기권을 무효화한 뒤 신규 신청을 다시 받기로 했다. 공사 직원 정기권은 기존 3500매에서 400매 수준으로 줄어든다. 상주직원 주차 가능 구역도 조정해 여객 전용 주차공간을 확대한다.
개편의 직접 계기는 국토부 특정감사다. 감사 결과 상주직원 정기주차권은 3만1265건 발급됐다. 인천공항 정규 주차면 3만6971면의 84.5%에 해당하는 규모다. 일부 정기권이 여객 주차공간을 선점하거나 업무 목적 외로 사용된 사례, 단기주차장 3시간권 부정 발급 사례 등도 확인됐다.
다만 발급량과 실제 사용량은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감사 결과 상주직원 정기권의 하루 평균 실제 사용 건수는 5134건이었다. 정규 주차장 전체 면수와 비교하면 13.8% 수준이다. 정기권이 과다 발급되고 관리가 부실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상주직원 차량만 줄인다고 주차난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공항은 24시간 운영된다. 보안검색, 항공기 정비, 식음시설, 지상조업 등 심야·새벽 근무도 많다. 이 시간대에는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워 상주직원 일부는 불가피하게 자가용을 이용해야 한다. 공사가 상주직원 전용 셔틀버스 2개 노선을 신설하고 배차간격을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장기주차장 원거리 배정 등으로 출퇴근 시간이 늘어난다는 반발도 나온다.
◆주차면 많아도 혼잡 반복 = 인천공항 주차난은 단순히 주차면 부족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 주차장은 약 5만1460면으로, 연간 여객 약 7000만명을 처리한다. 반면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은 주차장 약 7000면에 연간 여객 약 8700만명, 도쿄 나리타공항은 주차장 약 5500면에 연간 여객 약 4000만명 수준이다. 여객 규모 대비 주차면은 인천공항이 하네다공항의 9배에 가깝고 나리타공항의 5배 안팎인 셈이다.
그런데도 인천공항은 혼잡기마다 만차가 반복된다. 자가용 의존, 대중교통 접근성, 주차대행 운영, 요금체계, 심야·새벽 교통수단 부족 등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장기주차장 요금은 2019년 이후 동결됐고, 인천공항고속도로 통행료는 2023년 인하됐다. 인천대교 통행료도 인하됐고, 지난 1월 개통한 청라하늘대교는 4월부터 인천시민에 한해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 반면 공항버스 요금은 인상됐다.
공사 내부 수요예측도 현실과 어긋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사는 내부 자료에서 2033년까지 주차장이 부족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성수기와 연휴 때마다 주차난이 반복됐다. 주차면을 늘려도 자가용 수요가 함께 늘어나면 혼잡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주차난 해법이 정기권 감축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공항 상주직원들은 “정기권 부정사용은 당연히 막아야 하지만 주차난의 책임을 상주직원 전체 문제처럼 몰아가서는 안 된다”며 “심야·새벽 근무자들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을 마련하지 않은 채 정기권만 줄이면 현장 부담만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