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고위 공직자 줄사퇴 '총선 앞으로'

2020-01-15 11:49:13 게재

한국당 공천경합 가세

곳곳에서 선후배 대결

이상길 부시장 15일 퇴임

21대 국회의원 선거의 공직자사퇴 시한인 16일을 앞두고 대구시와 경북도 고위공직자들이 줄줄이 사표를 내고 있다. 정통 관료인 이른바 '늘공'(늘 공무원)은 정치 초행길에 나서고 선거캠프 등에서 보좌 비서진으로 공직해 발을 들인 '어공'(어쩌다 공무원)은 다시 정치권으로 돌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사표가 수리된 이상길 대구시 행정부시장이 15일 퇴임식을 가진다. 지난 13일 권영진 대구시장 주최 언론인 간담회에서 "조만간 퇴임 후 대구 북구갑 선거구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상길 부시장은 이날 북구인 시청 별관에서 명예퇴임식을 가지고 28년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한다. 이 부시장은 이어 서민들의 삶터인 북구 칠성시장을 찾아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를 하고 "서민경제를 챙기는 일에는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천명한다.

그는 지난 2018년 8월 행정부시장 취임 첫날에도 칠성시장을 찾아 환경미화원 체험을 하고 전통시장 상인들의 애환을 청취했다.

이 부시장이 출마하는 대구 북갑은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 지역구다. 이 부시장과 정 의원은 공직 선후배 사이다. 이 부시장이 행정고시 35회이고 정 의원은 30회로 모두 대구시 행정부시장을 역임했다.

홍석준 대구시협력관도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현재까지 공식 입장은 '고심 중'이지만 출마 결심은 이미 굳힌 듯 하다. 홍 협력관의 출마지역은 달서갑이다. 이 곳에는 홍 협력관의 공직 선배인 곽대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보여 공직 선후배간 공천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곽 의원은 대구시 행정관리국장과 달서구 부구청장 등을 역임했다. 홍 협력관은 현역의원이 '컷오프' 되고 완전 국민경선이 이뤄질 경우 승산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달희 경북도 정무실장도 14일 사표를 제출했다. 이 실장은 자유한국당 당료 출신으로 이철우 경북도지사 선거 캠프에서 활약한 공로로 지난 2018년 8월 경북도 정무실장(전문임기제 가급·2급 상당)에 임명됐다.

이 실장은 지난 10일 출판기념회를 열고 대구 북구을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북구을은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의 지역구다. 이 지역구에는 전직 국회의원과 전직 관료 여러명이 예비후보로 활동 중이다. 대구시 행정부시장과 경북도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한 정통 관료출신 김승수 예비후보도 자유한국당 공천에 도전 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부터 공직을 던지고 선거전에 뛰어든 대구시와 경북도 출신 전직 공직자들은 장원용 전 대구시 소통특보(대구 중남구), 김현기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 정희용 전 경북도 경제특보(칠곡·성주·고령), 김장주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영천·청도) 등이다.

현재 대구·경북지역 국회의원 중에서 대구시와 경북도 고위공직자 출신은 곽대훈 정태옥 김상훈 3명이다.

이들 공직 출신 출마자들은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행정경험을 두루 거쳐 국가와 지역 발전을 견인할 적임자"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행정 공직경험이 정치권에서 얼마나 먹힐 지는 두고 볼 일"이라며 냉소적인 눈길을 보내고 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최세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