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유세, 누가 2012년 '박근혜 효과' 낼 수 있을까

2020-04-01 11:01:52 게재

2012년 총선, 박근혜 지원유세 득표에 도움 … 친이도 "와달라"

유력주자, 돕고 난 뒤 "내 계보로" … 후보 "한 표라도 더" 절박

여권선 '이낙연 효과' 기대 … 김종인·유승민·안철수도 적극적

인사하는 이낙연 후보 | 21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종로구에 출마하는 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31일 서울 종로구 동묘앞역 인근에서 주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지원유세란 정계거물이 후보 지역구를 찾아가 "나와 가깝다"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걸 말한다. 거물이 후보의 득표활동을 돕는 것. 차기대선 주자이기 십상인 거물 입장에선 후보를 내 계보로 끌어들일 수 있고, 후보는 한 표라도 더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에게 남는 거래다.

지원유세는 2012년 총선 당시 '박근혜 효과'로 주목 받았다. 당시 박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유세를 나가면 "표가 쏟아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 비대위원장이 5분만 들려도 500표가 몰린다는 게 정설로 통했다"(당시 서울지역 출마자) "수도권 접전지역에 가면 지지율이 5% 뛴다는 분석이 나왔다"(당시 선대위 관계자)는 전언이다. '박근혜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친이후보들까지 "우리 지역에 와달라"고 읍소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대화하는 김종인 위원장 |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는 나경원 후보 선거사무실을 찾아 나 후보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4.15 총선을 앞두고도 여야에서 지원유세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여야 거물들이 전국의 후보를 돕기 위해 앞다퉈 나서고 있다. 후보들은 거물을 모시기 위해 인맥을 총동원한 로비전까지 펼치는 모습이다.

민주당 후보들 사이에서는 이낙연 전 총리가 '섭외 1순위'로 꼽힌다. 차기 대선경쟁에서 선두권인 이 전 총리는 '이낙연 효과'가 기대된다. 다른 정당후보들까지 이 전 총리와의 개인적 인연을 앞세워 마케팅을 할 정도다. 이 전 총리는 자신도 출마한 처지라 바쁘지만, 대선을 위해선 '이낙연계'가 절실한만큼 지원유세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29일에는 호남 곳곳을 돌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이 전 총리는 시간이 나는대로 전국을 돌면서 지원유세를 펼칠 계획이다.

지지 방문한 유승민 의원 | 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이 31일 미래통합당 윤상일 서울 중랑을 국회의원 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지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통합당에서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지원유세에 적극적이다. 지난달 29일부터 수도권을 돌면서 문재인정권을 비판하고 있다. '경제전문가'라는 자신의 이미지를 앞세워 '경제심판론'을 제기하는 전략. '김종인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야권인사는 1일 "경제전문가나 중도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수도권에서 기대감이 있지만 차기주자가 아니라 후광효과는 한계가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지난 2월 보수통합 이후 침묵하던 유승민 의원도 지원유세에 적극 나섰다. 지난달 27일 진수희(서울 중구·성동갑) 후보를 시작으로 수도권 곳곳을 찾고 있다. 친유 후보 뿐 아니라 지원을 요청한 친박후보까지 돕고 있다. 유 의원측 관계자는 "충청과 제주 등 전국에서 유세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며 "이미 수십곳에 달한다"고 전했다.

피규어 받은 안철수 대표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31일 오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지지자들로부터 선물받은 '안철수 피규어'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유 의원은 개혁보수를 앞세워 2017년 대선에서 6.76%를 득표했고, 차기주자로 꼽히는만큼 '유승민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엿보인다. 유 의원으로서도 유승민계를 키우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달 27일 충청권을 찾아 지원유세를 펼친 황교안 대표는 당분간 'SNS 마케팅'에 집중한다는 계획. 본인의 선거가 급한 처지라 현장 지원유세는 가급적 피한다는 얘기다. 다만 '황교안계'를 키우기 위해선 'SNS 마케팅'이라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후보들 사이에선 '황교안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서울에 출마한 후보는 1일 "(황 대표가) 온다고해서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며 "보수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는 있겠지만 중도와 젊은층 표심을 잡는데는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에 전적으로 의존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비례후보만 낸 국민의당에는 득표에 보탬이 될만한 '제3의 얼굴'이 사실상 부재한 상황. 안 대표는 1일 오후부터 "400㎞ 국토 종주를 하며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본인이 직접 전국을 돌면서 표를 호소한다는 것. 4년 전 안 대표를 앞세운 국민의당이 38석 돌풍을 일으켰던만큼 이번에도 거대 양당정치에 신물이 난 중도층이 '안철수 마케팅'에 호응할 것이란 기대다. 익명을 요구한 여론조사전문가는 1일 "총선을 앞두고 여야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제3당의 입지가 좁아지는 흐름"이라며 "안철수 효과는 좀 더 두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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