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 65개 교섭단체연설문을 보니
대통령지지율 낮을수록 '부정 단어' 선호
2020-07-21 11:20:39 게재
임기말엔 여야 수권경쟁
야당되면 '대통령' 공격
최근 경희대 학술지 오토피아(Oughtopia)에 게재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로 본 한국국회정치의 특성' 논문은 18~20대 국회 자유한국당계열과 더불어민주당계열의 교섭단체 대표연설문 65개를 대통령 지지율,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 등으로 구분해 분석했다.
한 연설에서 3번 이상 사용한 4448개 명사의 감성값을 만들었다. 감성값은 서울대학교 컴퓨터언어학 연구진과 군산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공합과가 만든 한국어 감성사전, 다음(daum.met)에서 제공하는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을 참조했으며 긍정, 중립, 부정으로 분류한 다음 그 강도에 따라 긍정은 +1 또는 +2, 중립은 0, 부정은 -1 또는 -2로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을 만들었다.
여당은 긍정 단어를 많이 써 감성값이 높았고 야당은 반대였다.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떨어질수록 여야 감성값 격차가 줄었다. 저자인 서강대 대학원 박사과정에 있는 이승원씨와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야권의 높은 감성값 때문이라기보다는 여당의 감성값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의 지지가 낮은 상황에서 야당은 인기 없는 대통령과 여당을 더욱 강하게 비판하고 공격하기보다 대안제시를 통한 수권능력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를 갖게 되고 그 결과 갈등해소와 긍정적인 화법을 구사하는 전략을 택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여당은 대통령 국정지지도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는 "대통령 국정지지도 구간별로 야당의 감성값은 최대치와 최소치 차이가 30점에 불과하지만 여당은 100점이나 차이가 난다"며 "특히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40% 이하로 떨어지면 120점대로 떨어진다. 이는 여당이 주도권을 장악한 상황이 아니라 야당과 대립각을 강화한 결과가 감성값에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통령 임기에 따라서도 여야간 감성값 격차가 크게 달라졌다. 대통령 임기 1년차때 여야의 격차가 가장 크고 마지막 연차 때 격차가 가장 작았다. 저자는 "임기 5년차는 대통령 인기도 하락하고 레임덕을 겪고 있는 입장인 여당과 정권교체를 위해서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야 하는 야당의 이해에 따라 부정적 표현을 자제해 둘의 격차는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65개 연설문에서 한번 이상 등장한 명사 1만1129개의 여야 선호도를 계산한 결과 여야는 국민 우리 정부 국회 경제 등을 동일하게 선호했다. 야당은 현직 대통령 이름과 '대통령'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 저자는 "야당은 대통령을 자신의 정치적 경쟁상대로 보고 있다는 것을 단어 빈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며 "더불어민주당계열 연설문을 보면 정권교체 이전 야당 시절 '청와대'를 즐겨 썼으나 여당이 된 후 6번의 연설에서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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