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인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지위 박탈
서울고용청 “근참법 위반”
삼성그룹 계열사 중 첫 판단
고용노동부가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의 지위를 박탈했다.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한마음협의회(노사협의회)와 비슷하게 운영되고 있는 삼성그룹 대부분 계열사로 파장이 번질 것으로 보인다.
2일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노조(위원장 최원석)에 따르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9월 노조가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 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근참법) 위반 진정사건 처리결과를 공문으로 회신했다.
서울고용청은 “조사결과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은 근로자참여법에서 정한 절차·방법 등에 따라 선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은 근참법에 따른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지위를 상실한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노동청은 한마음협의회 근로자위원을 새로 선출해 31일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노조에 따르면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은 한마음협의회 회장단이 당연직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근참법에 따르면 근로자위원은 근로자가 선출하되, 과반수노조가 있으면 노조가 위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에는 과반수노조가 없기 때문에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은 근로자들이 자율적인 선출절차를 거쳐야 한다.
서울고용청은 근참법 제8·9·13·17·18·25·27조 등에 배치되는 노사협의회 규정도 변경해 이달 31일까지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위원의 임기를 2년에서 3년으로 변경하고 노사협의회 협의사항에 있는 ‘노동쟁의 예방조항’을 삭제할 것 등을 요구했다. 특히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한마음협의회 회장단)이 상임·유보수이므로 근참법에 따른 비상임 무보수로 선출할 것을 주문했다.
최 노조위원장은 “노조는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삼성그룹 대부분 계열사에서 근참법을 위반해 불법적으로 노사협의회를 운영해 온 것에 첫 제동이 걸린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노조(위원장 오상훈)도 삼성화재 대표이사를 상대로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에 대해 근참법 위반에 따른 자격정지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삼성화재는 10월 23일 노조에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의 진정결과에서 개선사항이 통보된다면 동일하게 개선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울산·삼성웰스토리·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삼성화재·삼성생명직원 등 한국노총 소속 7개 노조로 구성된 삼성그룹노조연대는 그동안 삼성계열사들이 노사협의회를 악용해 노조 고사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삼성노조연대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한마음협의회와 임금인상을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노조만이 갖는 임금교섭권을 무시하고 있다”며 “삼성그룹의 노사협의회는 지배개입과 부당지원으로 자주성이 극도로 훼손됐을 뿐만 아니라 노조탄압, 노조파괴의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용부의 이번 시정지시는 다른 삼성그룹 계열사 노사협의회 운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