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25조 추경 속도전…지선 전 민생지원금 전망

2026-03-27 13:00:11 게재

31일 추경안 제출 후 4월 9일 처리 공식화

야당 “선거용” 반발 … 찬성 여론에 묻혀

정부여당이 25조원 규모의 전쟁 추경 추진을 공식화했다. 6.3 지방선거 전 취약계층 중심으로 민생지원금 선별지급 등 직접지원안이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전쟁을 핑계로 한 선거 추경”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민주당의 ‘추경 속도전’을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국회 의석 등 정치구조 뿐만 아니라 중동 전쟁의 위기감에 따른 정부의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게 나타나는 것도 여권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2026년 추가경정예산안 당정 협의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와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등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2026년 추가경정예산안 당정 협의’에 참석해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6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 추경 당정협의’를 열고, 민생지원금은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지역화폐를 선별 지급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정부가 25조원 규모 추경안을 31일 제출해 오는 4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구상이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서민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지원이 보강될 필요가 있다는 당정 간 공감대가 있었다”며 “지방우대 정책과 기준으로 어려운 계층에게 조금 더 지원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 전쟁 후 경제위기 우려가 커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정부에 “밤을 세워서라도 추경을 빠르게 편성하라”고 지시했고 20일도 안 돼 추경안을 마련해 국회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7일 세종시당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추경 예산안과 관련해 “가장 빠른 속도로 처리될 수 있도록 민주당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병도 원내대표는 26일 당정협의에서 “핵심은 첫째도 둘째도 속도”라며 “오는 31일 추경안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 제출되는 즉시 심사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추경은 유류비·물류비 경감, 취약계층 민생 안정, 피해 수출 기업 지원에 초점을 맞춘 ‘민생 심폐소생 추경’”이라면서 “국민과 기업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음을 생각하면 국회가 단 1초라도 허비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여당이 추경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지방선거를 앞둔 현금 살포라며 반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최고위 회의에서 “추경만 하면 위기를 다 해소할 것처럼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지금의 위기는 돈을 풀어 해결할 수 있는 위기가 아니다. 에너지수급과 물가 안정에 정부의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고환율·고물가·고유가 복합 위기가 밀어닥치는 판에 25조원이 더 풀리면 환율과 물가는 그야말로 폭등할 것”이라며 “지금은 현금을 살포할 때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정당지지율 등에서 여권에 크게 밀리고 있는 야당 입장에서 선별이라고는 하지만 민생지원금 등 정부의 직접지원 형태의 재정투입이 반가울 리 없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6일 “정부가 의도적으로 국민들의 불안을 자극하고 전쟁을 핑계로 선거 추경의 명분을 쌓는 것 아니냐는 국민적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개혁신당도 추경 편성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6일 최고위에서 “국제 유가 안정 때까지 유류세 전액을 면제하면 초과 세수 20조원으로 충분히 감당되고, 면세 즉시 기름값이 내린다”면서 “지방선거가 석 달 앞이다. 힘든 분들을 집중 지원하는 것과 선거용 하사금을 내리는 방식 중 어느 쪽이 나라 걱정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여당의 속도전과 야당의 반발이 부딪힌 가운데 추경 관련 국민 여론은 여당 주장에 손을 들어주는 양상이다. 26일 공개된 NBS 3월 4주차 조사(23~25. 1002명. 가상번호 면접.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21.3%.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정부의 추경 편성’에 대해 찬성 53% 반대 34%로 나타났다. 중동 전쟁에 따른 민생경제 어려움을 고려해야 한다는 인식이 지방선거 전 정치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보다 앞섰다. 진보·중도층의 추경 찬성 비율이 각각 79%, 53%였고, 경제적 계층 인식과 무관하게 찬성 입장이 많았다.

함께 실시된 22대 국회에 대한 평가에서도 민주당의 여당 역할에 대해 53%가 긍정입장을 나타낸 반면 국민의힘의 제1야당 역할에 대해서는 16%에 머물렀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이명환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