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이동주 대흥냉장 대표

“냉동냉장수협 선거·업무 불투명 개선해야”

2026-03-20 13:00:02 게재

조합장 선거 없어 소수 임직원 부정 고착 우려

수협중앙회 감사에서도 확인 … 경찰 고발도

국내 냉동·냉장업체들의 조합인 냉동·냉장수협은 전국 91개 수협중앙회 회원조합 중 유일하게 조합원의 직접 선거 방식이 아니라 이사들의 호선으로 조합장을 뽑다. 이 냉동냉장수협에서 조합운영의 투명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조합원인 이동주 대흥냉장 대표가 17일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조합 총회에서 조합임원 선거과정의 부정과 조합임직원들의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한 감사결과와 형사고발 상황 등을 발표한 것이다. 이 대표는 조합 임원 선거 과정의 부정과 업무상 배임 등에 대한 시정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2025년 11월 21일자 ‘냉동냉장수협 선거법위반 감사’ 기사 참고)

총회 후 이 대표는 “임원 선거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부정하게 개입해 선거의 공정성과 자유를 침해한 것이나 조합 자산을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행위를 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조합운영이 좀 더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기 바라는 마음에서 총회에서 관련 내용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수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조감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19일 “조합감사위원회 구성이 안 돼 지연된 감사처분 업무를 다음주부터 급한 것부터 진행할 예정”이라며 “냉동냉장수협의 전직 상임이사에 대한 감사처분도 늦어도 다음달 안에는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총회에서 조합에 대한 감사처분결과, 형사고발 등에 대해 발표한 이유는

조합의 주인인 조합원들은 조합운영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 임원 선거가 부정하게 진행됐고 조합운영에서 업무상 배임과 횡령이 있었다는 게 수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 감사결과 확인됐다. 조합운영의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조합원들과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총회가 열리기 전 경찰에 관련 내용을 바탕으로 고발한 것도 같은 이유인가.

그렇다. 그동안 조합에 질의도 하고 시정요청도 했지만 조합 차원에서 자정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조합에 손실을 끼친 임원이 사임하는 것을 전제로 퇴임공로금 지급기준을 변경해 조합에 3억원 정도의 손실이 더 생겼다. 내부 해결 가능성이 더 줄어들어 지난 9일 서울 광진경찰서에 고발까지 하게 됐다.

●지난해 수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에서 감사한 결과 조합이 개입한 선거부정 사실이 확인됐고 관련자 징계도 진행됐는데

냉동냉장수협은 조합원이 아닌 이사들이 조합장을 선출한다. 우리 조합에서 이사를 뽑는 선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과정을 관리하는 조합장 선거와 같이 중요하다. 당연히 절차와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조합은 그렇지 않았다.

후보자들은 후보등록 기간 동안 지정된 등록장소에 ‘직접’ 접수해야 하는데, 기존 7명의 비상임 이사들이 조합직원을 통해 대리 접수했다. 선거 공고문에 명시된 ‘후보자 본인 직접 접수’ 원칙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다.

당시 나는 공지된 규정대로 후보등록을 하기 위해 내가 살고 있는 전남 목포에서 서울로 올라와 등록장소에 직접 등록했는데 이 과정에서 이런 일을 알게 됐다. 기존의 이사들 외에 다른 조합원이 추가로 입후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조합이 적극적으로 부당한 선거개입을 한 것이다.

그래서 해수부 수산정책실에 민원을 제기했고 해수부가 수협법에 따라 중앙회에 감사를 위탁한 결과 선거부정 업무상배임·횡령 등의 혐의가 확인됐다.

감사결과 선거관리 사무를 잘못한 조합에는 기관주의, 조합 직원 2명은 징계, 비상임이사 7인은 주의조치, 조합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은 해촉검토 등의 처분이 내려졌는데, 해당 선거가 공정성을 상실한 게 공식적으로 확인돼 선거효력 자체에 중대한 하자가 생긴 것이다. 경찰에 고발하면서 철저한 수사와 엄정한 처벌을 요청했다.

●냉동냉장수협 고위 임원의 배임·횡령 의혹에 대한 감사처분도 내리지 않았나.

조합의 전 상임이사가 업무용 자동차 보험계약을 임의로 변경해 임직원에 한정했던 계약을 바꿨고, 해당 이사의 자녀가 조합 자동차를 운전하던 중 사고를 내 조합에 손해를 끼쳤다. 이 사실도 감사결과 확인됐고 해당 상임이사에 대한 감사처분은 중앙회 조감위원회 구성이 완료된 후 진행한다는 감사실장 답변을 받은 상태다. 조합 자산을 사적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지시한 전 상임이사와 이를 방조한 직원들에 대한 처벌이 따라야 한다.

●총회에서는 해당 상임이사의 퇴임공로금 문제도 제기됐는데

잘못된 문제가 발생하면 조합이 스스로 해결하고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신뢰를 줘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논란이 된 전 상임이사가 퇴직하는 과정에서 조합 이사회가 퇴임공로금 지급기준을 변경해 6억원 상당을 지급했다. 이 이사는 여러 비위행위로 간부직원들의 문제제기를 받은 후 사실상 직무 수행도 안했는데 조합은 해당 이사의 귀책사유로 처리하지 않고 휴가로 위장 처리했고, 사임이 예정된 시점에서 이사회를 통해 퇴임공로금 지급기준을 ‘본봉’에서 ‘평균임금’으로 변경했다. 기존 기준대로 하면 감액이나 미지급 사유에 해당할 수도 있는데 오히려 기준을 바꿔 3억원 규모 퇴임공로금을 두 배로 지급한 것이다.

조감위원회는 ‘임원보수 및 실비보상규약’ 변경은 조합 이사회 고유권한이고 절차상 하자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지만 특정인을 위해 재산상 이익을 제공한 것이라서 형사책임이 면제되지 않는다고 판단, 경찰에 고발했다.

●부당한 일을 바로 잡는 것이라고 해도 한 개인이 하기엔 쉽지 않은 일일텐데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 일은 흔히 볼 수 있는 조합 내부 분쟁이 아니다. 우리 조합은 사업자들로 이뤄졌는데 사업을 하는 조합원들이 평소 조합 일에 관심을 갖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래서 조합 임직원들과 조합장은 조합운영을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수협 조합 중 유일하게 조합원들이 조합장을 뽑는 선거도 하지 않고, 몇몇 이사들이 조합장을 선출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이사 선거는 부정하게 진행됐고, 조합원들의 관심과 감시의 사각지대에서 조합자산은 사적으로 유용됐다. 이 과정에서 조합은 조직적으로 이에 개입했다. 중대한 범죄행위가 복합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조감위원회 감사를 통해 드러난 일을 계기로 잘못된 일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정한 처벌이 따라야 우리 조합을 좀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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