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초대석 │ 곽상욱 경기 오산시장
"마을이 키운 인재, 마을로 돌아와"
마을교육공동체 전 도시로
시장·군수 아카데미 운영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려면 학교교육만으로는 안 됩니다. 이제 자치교육시대를 활짝 열어야 합니다. 온 마을이 함께 키운 아이, 행복한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 아이는 결국 마을로 돌아옵니다. 그렇지 않은 도시는 미래가 없고 소멸될 가능성이 큽니다."
곽상욱(사진) 경기 오산시장은 '교육도시 오산'의 비전을 이렇게 설명했다. 곽 시장은 "지자체와 교육청 등이 지역사회 구성원들과 함께 아이를 키우는 '자치교육' 기반을 끊임없이 만들고 이를 지역의 전통이자 문화로 정착시키는 것이 지방자치시대의 중요한 전략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히다카시는 인구 6만명의 작은 도시인데 이곳에서 자란 아이가 동경에서 대학을 나와 의사가 되면 제일 먼저 히다카시에 전화를 한다고 한다. 그 지역에서 성장한 인재가 지역으로 돌아올 확률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곽 시장은 "히다카시 출신 인재가 왜 동경이나 다른 지역이 아닌 히다카시로 돌아오려는 것은 지역사회의 관심과 애정 속에 행복한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곽 시장이 생각하는 '행복한 교육'은 과연 무엇일까. 그는 "문화·예술·체육에 근간한 성장, 자기주장을 펴고 남의 얘기에 귀 기울일 줄 알고 친구가 경쟁자이기보다 공동체를 발전시킬 파트너로 여기며 성장할 때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산시가 만들어온 '교육도시'의 모습에 이런 그의 철학이 녹아있다. 오산시는 '1인 1체육특기, 1인 1악기 다루기'를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포함되도록 지원했다. 지난 2015년부터 매년 '오산시 전국학생 토론대회'를 열어 청소년들에게 토론 교육의 중요성을 심어줬다. 진로진학상담센터 '드림웨이'를 설치해 진로상담은 물론 학생들이 학교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얘기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무엇보다 '돌봄'부터 각종 문화예술 체험교육도 학부모 등 마을교육공동체 활동가들이 담당하고 있다. '함께자람센터'에서는 이웃 학부모들이 그 지역 아동을 함께 돌봐준다. 오페라공연, 그림전시회 등에선 활동가들이 작품에 대해 설명해주고, 아이들이 직접 주인공이나 감독 역할을 체험할 수 있게 돕는다. 곽 시장은 "무대에 서본 아이와 아닌 경우는 정말 다른데 이런 체험교육을 수천명의 지역 활동가가 만들어가고 있다"며 "자치교육 환경을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역사회에서 돌봐주며 성장한 아이, 장학금을 받은 아이는 누군가가 나를 돕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 삐뚤어질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곽 시장의 올해 목표는 이러한 마을교육공동체 기반을 도시 전체로 확대하는 동시에 미래교육에 대비하는 것이다. 곽 시장은 "교육도시 오산의 심화 발전 단계로, 말 그대로 온 마을이 학교인 '오산마을교육공동체' 네트워크를 활성화할 것"이라며 "인공지능(AI) 관련 교육-산업-문화 네트워크를 구축해 학생, 시민 모두가 AI 시대에 대응하는 맞춤 교육을 받고 오산 곳곳에서 AI 기반 공공시스템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3선인 곽 시장은 혁신교육지방정부협의회장과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장도 맡고 있다. 그는 경기도 시장군수들이 남은 민선7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지원하는데 주력할 생각이다. 우선 시장군수 아카데미를 운영해 지방정부 모범사례 등에 대해 공유할 계획이다. 경기도와 시·군 간 소통도 강화한다. 곽 시장은 "지난해 재난지원금 지원과정에서 도와 일부 시군이 갈등을 빚었지만 올해는 보편·선별지원에 관한 사전 협의를 통해 상호 보완적인 정책을 펴기로 합의했다"며 "백신 예방접종 등 코로나 대응에도 지자체간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곽 시장은 "광역단위에 멈춰있는 정부의 재정분권 계획이 기초단체까지 신속히 확대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