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의혹 포천 공무원 등 4명 송치

2021-04-07 12:00:28 게재

경찰, 청와대 경호처·경산시청 등도 압수수색 실시

반도체 클러스터 관련 전 경기도 간부 영장실질심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구속된 포천시청 간부 등 4명을 검찰로 송치했다. 또 청와대 경호처와 경산시청 등 투기 의혹이 제기된 전국 곳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검거보다 혐의 입증이 더 중요한 부동산 투기 수사의 특성에 따라 수사·영장청구 단계부터 검찰 등과 적극 협력한다는 입장이다.
구속심사 마친 부동산 투기 의혹 포천시 공무원│지난 달 29일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전철역 예정지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포천시청 공무원 A씨(가운데)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업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내부 정보를 이용해 도시철도 7호선 연장 노선 역사 예정지 인근 40억원대의 토지와 건물을 매입해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경기북부경찰청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대는 업무 처리 중 취득한 개발 정보를 이용해 신설역사 예정지 인근 토지를 매입한 혐의로 구속한 포천시청 A 과장과 그의 처 B씨를 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 혐의로 7일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옥정-포천' 광역철도 연결사업을 담당한 실무부서 책임자로 신설역사(가칭 소홀역) 위치 정보를 이용해 B씨와 공동명의로 예정지 인근 토지 800여평(7필지)과 건물을 지난해 9월 40억원에 매입했다. 현재 시세는 약 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경찰은 투기 의혹이 제기된 직후 진행된 시청 감사에서 '감사 문답서' 질문 내용을 사전에 이들 부부에게 전달하고 답변서를 제출받은 후 대면 조사를 한 것처럼 작성한 혐의로 포천시청 공무원 C씨와 D씨도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로 송치했다.

경찰은 현재 A씨의 또 다른 부동산 거래내역 3건을 확인하고 토지매매 과정을 분석하고 있다. 특히 토지 거래와 관련한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 추가로 송치할 계획이다.

또한 경기도 투자진흥과 팀장으로 재직 중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맞닿은 개발 예정지 바깥 토지를 자신의 가족 회사 명의로 매입해 투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E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8일 진행된다. E씨가 2018년 10월 아내가 대표로 있는 회사를 통해 5억원에 사들인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독성리 4필지 1500여㎡는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도면이 공개된 이후 시세가 25억 원 이상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광명·시흥지구 수사 박차 = 앞서 6일에는 경기남부경찰청 부동산 투기 사범 특별수사대가 청와대 경호처와 LH 진주 본사, 경호처 과장 F씨와 그의 형 LH 현직 직원의 자택 등 4곳에 수사관 11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F씨는 2017년 9월쯤 형의 배우자 등 가족과 공동으로 3기 신도시 지역인 광명시 노온사동의 토지 1888㎡를 매입했다. LH 현직 직원인 형과 함께 내부 정보를 이용해 투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청와대는 F씨를 대기발령 조치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F씨 형제와 이들이 매입한 토지와 관련한 컴퓨터 저장장치, 전자문서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LH 내부 정보가 토지 거래에 사용됐는지, 형제가 어떤 정보를 주고받았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북경찰청 부동산투기사범전담수사팀도 이날 LH 전북본부 관계자 G씨의 가족을 불러 농지법 위반 혐의를 조사했다. 조사과정에서 그는 '현행법 위반인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날에도 G씨 가족 1명을 불러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어떤 진술을 했는지 확인해줄 수는 없다"며 "G씨뿐만 아니라 다른 가족의 진술도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G씨와 그의 가족 5명은 내부 정보를 이용해 광명 신도시 노온사동 용지를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G씨에게는 부패 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를, 공직자가 아닌 가족 등에게는 농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G씨 가족 등 주변 인물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한씨를 불러 내부정보 이용 혐의를 들여다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도시 외 의혹도 강제수사 중 = 광명시흥지구 외에도 다른 개발예정지 투기 의혹과 관련한 경찰의 강제수사도 이어졌다.

6일 경북경찰청 부동산투기 전담수사팀은 경산 대임지구(LH개발) 공무원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경산시청 도시과와 LH 대구경북본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대임지구는 최근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과정에서 일부 공무원들의 투기 의혹이 제기된 곳이다. 이에 경산시도 공무원 1300여명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활용 동의서를 받아 전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수사를 통해 경산시청 공무원 3명과 부동산업자 1명, 농협직원 1명, 일반인 2명 등 총 7명이 부동산 투기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이른바 '지분 쪼개기'를 통해 토지를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 2명은 2016년 6월쯤 지인 1명과 함께 지구내 대정동 2007㎡의 논을 각각 915㎡와 497㎡로 쪼개 6억700만원에 매입했다. 또 다른 공무원 1명은 이 지구내 중방동의 논 1921㎡를 지인 1명과 공동으로 공람공고일 직전인 2017년 11월1일 5억2000만원에 매입 후 430㎡씩 지분 쪼개기를 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공무원 등에 대한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어느정도 확보했다"며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더 명확한 증거를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남부청과 전북경찰청은 검찰 측의 보완요청에 따라 LH 직원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이날 재신청했다.

이에 대해 경찰 고위관계자는 "영장 신청 전 단계부터 검찰과 협의가 잘 되고 있다"며 "검찰도 공소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차원에서 해석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되는 사례가 없도록 하고 나아가 재판과정에서도 혐의사실을 입증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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