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녹색금융 분류체계, 경제와 금융계의 재설계"

2021-04-28 11:30:33 게재

녹색투자 기준 첫 발표

5만개 기업 보고요건 확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녹색 금융 분류체계에 관한 규정을 발표하면서 기업들의 공시 의무가 확대되는 등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28일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메이리드 맥기네스(Mairead McGuinness) EU 재무 담당 위원은 "이번에 공개된 녹색금융 분류체계 시스템은 경제와 금융계의 재설계와 다름이 없다"고 밝혔다. 지속가능한 투자를 분류하기 위한 EU의 새로운 기준이 경제 운용방식을 변화시키고 현금 흐름의 방향을 바꾸는 등 전 세계적으로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말이다.

녹색금융 분류 체계는 기후변화 완화와 대응에 기여하는 지속가능한 경제 활동과 녹색투자가 무엇인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집행위의 발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가상 기후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졌다. 집행위는 충전용 배터리, 에너지 효율 장비, 탄소 저배출 자동차, 풍력, 태양광 발전소의 생산자들이 정식 녹색 라벨을 얻을 수 있게 하는 녹색투자 기준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여기에 약 5만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기후 보고 요건을 대폭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EU는 녹색투자 분류 체계(택소노미)가 파리협정에 따라 온도의 상승을 제한하기 위한 프로젝트들에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녹색투자 기회에 대한 수요가 사상 최고조에 달함에 따라 EU는 이번 분류 시스템이 기업들의 경제 활동을 환경파괴 없는 지속가능성으로 전환시키는 인센티브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Valdis Dombrovskis) 부위원장은 "EU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택소노미를 제시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분류체계는 국제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일부 천연가스 프로젝트를 잠정적으로 포함된다고 해서 EU 시스템이 약화될 위험은 적다"고 평가했다. 화석연료 문제는 EU 정부를 분열시켰고, 폴란드와 독일을 포함한 회원국들은 가스를 지속가능한 연료에 포함시키기 위해 다투고 있다.

집행위는 경제가 탄소발생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안을 분석한 뒤 가스 프로젝트 처리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일부 가스 프로젝트가 녹색 라벨을 받으려면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부위원장은 "매우 녹색인 것이 오히려 많은 나라들이 석탄에서 벗어나는 것을 더 복잡하게 하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다"며 "천연가스를 전환 수단으로 사용하는 방법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협정은 운송에서부터 에너지 생산에 이르기까지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더욱 강력한 규제의 장을 마련했다. 탄소 가격 책정 매커니즘 강화와 에너지 절약 촉진, 재생 에너지 생산 증가와 지속가능한 운송 활성화, 산림 파괴를 유발하는 제품의 수입 억제 등을 위한 입법안 등이 6월 예정돼 있다.

맥기네스 위원은 "EU의 강력한 리더십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 있어 택소노미를 발표한 날은 대단히 중요한 날"이라며 "제품을 EU 택소노미에 부합하지 않게 분류하거나, 지속가능성 보고 정보를 빠뜨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투명성이 결여된 것으로 판명될 경우 회사의 평판이 훼손될 위험이 너무 커서 규정을 어기기도 어렵다"며 "그 어느 기업이 규정을 어겼을 때 불러올 결과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EU당국의 감사, 집행, 제재 가능성 외에도 이 규정을 어기는 사람들은 시민사회와 운동권 단체의 감시를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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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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