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의혹 누가 더 아플까 … 여야 '일진일퇴' 공방
김기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투기 의혹' 사퇴
민주당 '부동산 의혹' 의원 5명 탈당 거부 난색
권익위, 오늘 국민의힘 부동산 전수조차 착수
4.7재보궐선거 당시 LH(한국토지주택공사) 땅 투기 의혹으로 '대량실점'한 여당은 선제적 전수조사로 불리한 여론지형을 뒤집어보려 했지만 내부 악재가 잇따르며 여의치 않게 됐다. 야당 역시 국민권익위원회의 향후 의원 전수조사 결론에 따라 대여 강공을 펴기 어려운 처지가 될 수 있다.
◆청와대 '부동산' 악몽 이어가 = 27일 김기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사퇴했다. 임명 약 3개월 만이다.
김 비서관은 최근 재산공개에서 자신이 보유한 4900만원 상당의 경기도 광주 송정동 임야(맹지)가 송정지구 개발로 신축 중인 아파트·빌라 단지단지와 인접한 사실이 드러났다. 일부는 재산신고에서 누락돼 투기 의혹을 받았다.
'영끌 빚투' 논란도 일었다.
김 비서관은 3개 금융기관에서 총 54억6000만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신고했고, 이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상가 2채(65억원5000만원 상당)를 사들이는 데 쓰였을 것이라는 의혹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27일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우리 청년들에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40∼50%로 제한하면서 50억 원을 빌려서 부동산 투자를 한 것은 법률적 하자가 없다 할지라도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김 비서관은 26일까지만 해도 "해당 토지는 광주시 도시계획조례로 인해 도로가 개설돼도 개발 행위가 불가능한 지역이고, 자금 사정이 좋지 않던 지인의 요청으로 부득이하게 취득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정부여당의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논란을 자극했다는 지적을 잠재우진 못했다. 청와대는 역대 참모들이 줄줄이 부동산 논란으로 사퇴해온 기억을 다시 국민들에게 환기시키게 됐다.
◆민주당, 선제 전수조사 '약발' 반감 = 더불어민주당은 소속 국회의원 부동산 전수조사로 4.7재보궐선거 참패 후유증을 떨치고자 했지만 의혹을 받은 의원 5명이 탈당권유를 거부하면서 '약발'이 반감됐다.
자진 조사를 명분으로 국민의힘을 향해 부동산 역공을 꾀했지만 내부 수습에 실패하면서 설득력이 약화된 것이다.
앞서 민주당은 9일 부동산 비위 의혹을 받는 의원 12명에게 탈당을 권유했다. 이들 중 비례대표인 윤미향·양이원영 의원에 대해서는 22일 의원총회에서 제명조치 했다. 의원직 유지를 위한 '배려'였다.
그러나 김수흥·김한정·김회재·오영훈·우상호(가나다 순) 등 의원 5명은 권익위 조사가 부실했다는 이유로 탈당할 수 없다는 입장을 3주째 고수하고 있다. 최근 유튜브 촬영이 활발한 우 의원은 자신의 채널에서 "탈당하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했다. 오 의원도 "지도부의 권고를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당 지도부는 이번 주 내 탈당완료를 목표로 설득전에 나선 모습이다. 백혜련 최고위원은 28일 오전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최선을 다해서 송영길 대표가 이번 주에 나서셔서 다섯 분의 의원을 만나시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주 안에 가능하면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장은 숨 돌렸지만 =
국민의힘은 청와대·민주당의 악재에 숨을 돌리며 공세 수위를 다시 높이고 있다.
김 전 비서관 사퇴에 대해 "꼬리 자르기로 끝낼 생각 말라"며 청와대를 압박했다.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당연한 결정이지만, 김 전 비서관의 자진 사퇴로 끝나선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보 수석대변인은 "서민들에게는 온갖 대출 규제로 내 집 마련조차 못 하게 막더니, 정작 청와대의 고위공직자는 부동산 자산의 절반이 넘는, 무려 56억원의 '영끌 대출'을 받았다"며 "어떠한 말로도 국민의 분노는 달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참에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과 정부 장·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에 대한 감사원의 부동산 전수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역시 발밑이 허전하긴 마찬가지다.
권익위는 28일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부동산 전수조사 계획을 발표한다. 조사 범위는 의원 본인과 배우자, 직계존비속의 7년 이내의 부동산 거래 내역으로, 29일부터 조사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결과가 민주당보다 덜 심각하게 나오거나, 조사결과를 놓고 내부홍역을 민주당보다 잘 관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제기된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대선에 가깝게 조사결과가 나올수록 불리한 이슈"라며 "결과에 따라 여야 지지율이 다시 한 번 출렁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