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초대석 │ 심 민 전북 임실군수

"오지 상징 '옥정호·치즈' 보물"

2021-06-30 10:40:54 게재

붕어섬 출렁다리 곧 연결

4계절 테마 담은 치즈파크

"명색이 전국 1호 다목적댐인데 주민들은 '인당수'라고 불렀습니다. 아픔이 컸다는 말이죠. 아픈 손가락 같던 옥정호가 50여년 만에 관광거점으로 거듭나게 됐습니다."

전북 임실군이 옥정호의 명소인 붕어섬을 생태정원으로 가꾸고 410m의 출렁다리를 조성하고 있다. 올해 공사가 끝나면 호수 안의 섬을 직접 걸어 들어 갈 수 있게 된다. 섬진강 에코뮤지엄 사업의 일환이다. 또 임실읍 치즈테마파크는 국내 최초 치즈 생산지라는 역사에 장미·물놀이·국화·눈꽃이 어우리는 4계절 관광지로 변모했다. 심 민(사진) 임실군수는 "전주한옥마을~임실치즈테마파크~섬진강 옥정호 관광로드가 만들어져 전북을 대표하는 체험·체류형 관광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965년 섬진강의 핵심물길이던 임실 운암에 다목적댐을 만들어 김제·정읍쪽 농업용수로 공급했다. 국내 1호 다목적댐으로 옥정호가 그렇게 만들어졌다. 1998년에는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였다. 자신의 터전을 내준 임실군민들은 반세기 넘도록 이중삼중 피해를 겪었다. 말 그대로 '오지의 상징'이다. 민선 6기 후 순환도로 일부가 놓이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경관과 생태를 활용한 '섬진강 에코뮤지엄 사업'이 그것이다. 붕어섬은 붕어를 닮은 외형에 물안개와 조화를 이뤄 전국 사진작가들의 단골 출사지로 유명하다. 임실군은 여기에 생태가든과 출렁다리를 놓고 있다. 환경성 등을 고려해 적정 이용객 수도 조절할 계획이다. 올해 5월 조성 2단계 사업이 지방재정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해 사업추진에 탄력이 기대된다. 심 군수는 "환경교육 시설과 관광 기반시설을 갖춰 자연과 사람이 어울리는 명소화 사업"이라며 "군민의 애환이 담긴 곳이 보물이 되어가고 있다"고 반겼다.

옥정호가 궁벽의 상징이었다면 임실치즈는 고달팠던 산간 살림살이를 대변한다. 벨기에 출신의 지정환(2019년 사망.·본명 세스테벤스 디디에) 신부가 가난한 농민들을 돕기 위해 1969년 산양유 치즈를 처음 생산한 것이 시초다. 치즈테마파크에서 '임실N치즈'를 매개로 봄(장미축제) 여름(물축제) 가을(국화축제) 겨울(눈꽃축제) 4계절 테마축제를 열고 있다. 12개 읍면 주민들이 축제마다 장터의 주인이 돼 전국의 관광객을 맞는다. 2019년 가을축제에는 43만명이 다녀갔고, 겨울축제에도 10만명 이상이 테마파크를 찾았다. 지정환 신부를 기리는 치즈기념관도 새로 들어서 새로운 견학코스가 될 전망이다. 심 군수는 "전국의 자랑이 된 치즈테마파크와 오수의견관광지 등이 지역 테마관광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권 최고령 지역도 임실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36%를 넘긴 초고령 지역이다. 민선 7기부터 '효심복지'를 강조해 왔다. 무인헬기·드론을 활용한 공동방제도 그 일환이다. 임실군과 농협이 연대해 연 2회 6000㏊를 대상으로 공동방제를 시행하는데 농가는 40%만 부담한다. 또 349개 경로당에 급식 도우미를 파견하고, 작은목욕탕 시설이 없는 지역 노인들에게는 매년 13장의 목욕쿠폰을 지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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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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