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규격 인증 보조금 부정 수급 '실형'
2021-07-01 11:36:44 게재
시험기관·브로커 짜고 7억원 받아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방법원 형사12단독 박창희 판사는 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과 사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와 B씨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했다. B씨가 대표로 있는 민간 시험기관에는 벌금 70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정부기관의 전자제품 해외규격인증획득지원사업 보조금 제도를 악용해 시험기관과 업체를 알선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해외 규격인증 서류를 발급하는 민간 시험기관의 대표다.
전자제품 해외규격인증획득지원사업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정부기관에서 수출 기업을 위해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의 해외 규격인증을 위한 시험 비용 등을 지원하는 제도다.
미국의 FCC나 UL 유럽공동체인증 일본의 PSE 인증 등이 여기에 해당하고 기업은 자부담금을 제외한 비용을 정부기관으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
A씨는 2017년 B씨를 찾아가 "해외규격인증시험을 의뢰할 업체를 소개해 줄 테니 그 업체에 발행할 시험견적서와 세금계산서 금액을 부풀려 발행해 달라"며 "그리고 송금받은 금액에 실제 시험비를 제외한 금액을 나에게 달라"고 제안해 승낙을 받았다.
A씨는 그 뒤 정부지원사업 공고문을 관련 업체에 이메일로 보내고 관심을 보인 업체에 "시험비를 높여 자부담 없이 인증 서류를 받게 해주겠다"고 현혹했다.
여기에 넘어간 업체들은 실제 시험비 88만원보다 많은 792만원을 들여 시험을 받은 것처럼 견적서와 세금계산서를 작성했다. 이 서류를 통해 정부기관으로부터 기업 자부담금을 제외한 504만원의 보조금을 교부받아 업체끼리 배분했다.
이들이 2017년 6월부터 2020년 9월까지 받은 보조금은 7억원에 달한다.
박 판사는 판결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사리를 챙기고 정부기관의 재정을 악화시키는 범행으로 죄질이 매울 불량하다"며 "공모해 부정 수급한 금액도 고액으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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