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가 바라는 새 단체장의 모습
먼저 6.3 지방선거에서 당선될 단체장들에게 미리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 광역과 기초단체장 그리고 교육감으로 임기를 시작할 여러분은 앞으로 지역 주민의 삶과 미래를 함께 책임져야할 막중한 위치에 서게 된다. 그 무게를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으리라 믿는다.
우리가 단체장을 임명이 아닌 선거로 뽑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는 중앙정부가 시·도지사와 시장·군수를 임명했다. 당연히 단체장은 주민이 아닌 임명권자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고 지역과 주민의 목소리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1995년 첫 지방선거가 실시된 것은 ‘지역과 주민의 일은 주민이 직접 뽑은 대표가 결정해야 한다’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원칙을 회복하기 위함이었다. 직선제 선거는 행정이 주민을 바라보게 하고 중앙의 권력을 분산시켜 견제와 균형을 이루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이 같은 지방자치의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지난 30년간을 돌아보면 비판도 여전하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 다음의 4가지를 말하고 싶다.
단체장들이 경계해야 할 4가지
첫째, 부정과 비리는 언제나 문제가 된다. 많은 단체장들이 인허가권과 인사권을 이용해 금품을 수수하거나 지역 토호세력과 결탁해 이권을 몰아주다가 처벌을 받았다. 주민이 뽑은 단체장의 낙마는 행정공백으로 고스란히 주민에게 피해가 돌아간다. 인허가 및 계약의 내용과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민감사청구와 주민소환제 등 주민의 실질적인 시·군정 참여를 보장하는 제도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둘째, 공직사회에 포섭돼 ‘벌거벗은 임금님’이 되는 경우가 있다. 안타깝게도 취임 초 약속과 달리 시간이 흐를수록 현장이 아닌 공무원의 보고라인 안에 갇히는 일이다. 단체장이 정보를 독점하는 내부 공무원 조직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실제가 아닌 보고서 안의 현실만 보게 된다. 단체장은 자신도 모르게 관료조직의 대변인으로 변해간다. 본인은 잘 하고 있는 줄 알지만 주민들은 뒤에서 손가락질을 한다.
셋째, 중앙의 공천만 바라본다면 생각과 다르게 오히려 재선이 어렵다는 사실이다. 지방자치에서 정당공천제의 지나친 영향력으로 인한 폐해가 보통 큰 일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기초지자체 차원에서는 정당공천제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당장은 어려울 것이다.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발달로 이제 시민들은 정당의 공천에 의지하지만은 않는다. 중앙의 공천이 아닌 주민을 믿고 소신있게 시·군정을 펼쳐나가면 반드시 표로써 보답을 받는다.
마지막으로 소통은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너나 할 것 없이 소통을 외치는 시대다. 그러나 형식적인 간담회와 일방적인 SNS 홍보가 소통이라고 착각하면 안된다. 진짜 소통은 쓴소리를 참으며 들을 수 있는 데서 출발한다. 단체장은 지역과 주민의 작은 소리, 싫은 소리까지 가감 없이 들을 줄 알아야 한다. 주민들이 원하는 결과가 아니더라도 결정사항을 자세히 설명하는 환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주민들은 원하는 결과가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과정을 원한다.
권위는 주민의 신뢰에서 나온다
선거 승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시민이 우려하는 것은 당선 전후 보였던 단체장의 신념과 약속이 임기가 지나면서 흐려지는 모습이다. 부디 4년 뒤 ‘사람 잘 뽑았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 직선제로 뽑힌 단체장의 진정한 권위는 권력이 아니라 주민의 신뢰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기기를 바란다.
공주참여연대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