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세입자 있는 1주택자 매도기회…갭투자 주장은 억까”
“매수인 무주택자로 한정 … 형평성 위해 다주택자와 동일한 기회”
‘양도세 압박 2라운드’ 타깃 거론되는 ‘비거주 1주택’ 매물 출회 유도
이재명 대통령이 최전선에 나서고 있는 ‘부동산 공화국 탈출’ 정책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지난 1월부터 이 대통령은 물론 정부 차원에서 화력을 집중했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조치가 10일부터 부활되자 시장의 관심은 2라운드 후속 대책에 쏠리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1라운드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다음 순서로 거론되는 ‘비거주 1주택자’ 문제가 링에 오를 경우 훨씬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조치가 부활된 다음 날부터 부동산 관련 X(옛 트위터) 글을 올려 부동산 공화국 탈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11일 이 대통령은 정부가 토지거래허가 구역 내에서 세를 낀 비거주 1주택자의 주택을 매수할 때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를 유예해주는 방안을 검토중인 데 대해 ‘사실상의 갭투자 허용’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X에 글을 올려 “‘억까’(억지로 비난하는 것)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해당 정책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형평성 보장을 위해 세입자가 있는 1주택자에게도 다주택자와 동일하게 매도 기회를 주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다주택자 매물을 매수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를 유예해 주고 있었는데, 비거주 1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을 매수한 사람에게도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 ‘형평성 보장’을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매수인은 무주택자로 한정하며, 기존 임차인의 잔여 임차 기간이 지난 후에 입주할 수 있게 허용하되 그 기간은 2년을 넘지 못하게 하려고 한다”고 검토중인 정책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매수인이) 임차 기간 때문에 4~6개월 이내에 입주할 수가 없어 매각하지 못하는 1주택자에게도 매각의 기회를 주되, 매수인이 2년 내에는 반드시 보증금을 내고 직접 입주를 하라는 뜻”이라며 “이를 두고 갭투자를 허용한다고 하는 것은 과해 보인다”고 재차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또 “부동산 공화국 탈출은 우리나라의 정상화와 지속 발전을 위한 필수 과제”라며 “부동산 투기가 재발하면 몇이나 득을 보겠나. 협조를 요청 드린다”고 부동산 시장 정상화 의지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 전까지 X 메시지를 통해 정책 의지를 직접 시장에 전달해 왔다. 2라운드에 접어든 직후 이 대통령이 비거주 1주택자 관련 부동산 정책을 X에 올렸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비슷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기존 X글에서 “1주택이라도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보유를 이유로 세금을 깎아주는 것은 부당하다”며 투기 목적의 비거주 1주택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밝혀왔다. 그 외에도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개편 필요성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2라운드 정책의 윤곽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비거주 1주택자 중에는 직장 발령, 자녀 교육, 부모 봉양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실거주하지 못하는 경우가 뒤섞여 있다는 점, 장특공제 폐지 논의 관련해 여당 내 이견이 일부 있다는 점 등은 변수가 될 수 있다.
한편, 청와대는 다주택자를 주로 압박한 1라운드 정책의 성과에 대해선 대체적으로 긍정 평가하고 있다. 다주택자 보유 부동산이 시장에 나오면서 4월 기준 강남구 아파트값이 두 달 연속 하락하는 등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주춤했다는 것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흐름에 대해 “강남부터 조정이 이뤄졌다”며 “자산 불평등 완화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강남이 주춤한 사이 동대문·강서·강북 등 15억원 이하 외곽 아파트는 오히려 상승폭이 커진 점,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5월 기준 6.8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 등은 예의주시해야 할 부분이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