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본 중소벤처기업 업종별 기상도

경기전망 '기대' … 부품·원자재 수급 '고심'

2021-07-14 11:47:34 게재

중진공, 조사 보고서

전 업종 전망과 동향

중소벤처기업이 전 업종에서 경기전망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부품 수급과 원자재가격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사장 김학도)은 '중소벤처기업 현장조사 브리프'를 13일 발간했다. 이번 브리프는 중진공 지역조직에서 수집한 사례를 조사 분석한 업종별 경기전망 기상도와 동향이 담긴 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업종에서 지난해보다 경기 반등이 기대되고 있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 애로, 철강·원유 등 원자재가격 상승, ESG경영 대응 등에 대한 중소벤처기업의 우려도 상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업종은 신차 출시와 친환경차 수출 확대로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인해 납품 물량이 감소했다. 이러한 부족 현상은 중소벤처기업에 경영부담을 주고 있다.

경기 서부지역의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A사는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인한 차량 생산량 감소로 납품 물량도 줄었다.

대전세종지역의 B사는 국내외 자동차부품 제조사에 엔진·자체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 현지법인 공장 폐쇄로 1차 가공품 수입이 제한돼 제품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발주 중단과 환율 상승 등으로 전년보다 매출이 27% 감소했다.

철강업종은 전방산업 수요 증가로 경기개선이 기대된다. 하지만 알루미늄·철판 등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해 거래처 발주 물량이 줄어들고 운전자금 소요가 증가하는 등 중소벤처기업의 애로가 커지고 있었다.

경북 동부지역의 철판제작업체 C사는 올해 1분기 철강재 수요 감소로 수주가 하락했다. 여기에 원자재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해 자금난을 겪고 있다. 다행이 3월부터 건설과 조선분야 수주가 증가하고 있어 수익성 회복이 기대된다.

석유화학 업종은 비대면 산업 관련 포장재, 가전 등의 수요 증가와 유가상승에 힘입어 3~5월 사상 최대치 수출을 기록했다. 최근 대표적인 탄소출 산업인 석유화학 업계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산하고 있어, 친환경 기술개발과 전문인력 양성 등을 위한 정책적 지원 필요성이 제기됐다.

경기 동부지역의 친환경포장재 제조업체 D사는 "기업이 중장기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일관된 정부정책과 대중소 상생 ESG경영시스템, 전문인원 역량강화 프로그램 제공 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경제 확산으로 관련 업종은 활기를 띄었다. 특히 기반기술 분야에서는 대면 수준의 경험과 몰입감을 제공하는 가상융합기술(XR) 발전과 함께 현실과 가상이 융합된 차세대 플랫폼인 메타버스산업의 빠른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가상융합기술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을 포괄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콘텐츠 분야에서는 웹툰이나 게임 등 비대면으로 유통·소비되는 분야가 성장 중이다. K-웹툰은 글로벌 진출 확대로 지난해 상반기 콘텐츠 부문 중 가장 높은 수출 성장률(36.7%)을 기록했다.

김학도 이사장은 "중진공은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대상으로 원부자재 공동구매를 위한 협동화자금을 지원할 것"이라면서 "ESG경영에 발맞춰 다양한 정책 수단을 활용해 중소벤처기업의 저탄소·친환경 경영 전환을 뒷받침하겠다"고 전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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