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 vs ‘주사제’, 치열해진 비만치료제

2026-02-24 13:00:06 게재

주사제는 ‘효과’, 경구용은 ‘편의 … 병행시대 온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을 주도해 온 노보노디스크가 ’알약‘ 형태 위고비 출시 계획을 밝히자 주사제 중심이던 비만치료제 경쟁이 ’주사vs알약‘ 구도로 바뀌며,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2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노보노디스크는 미국에서 경구용 위고비를 이달 초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치료제는 지난달 22일 미 식품의약국(FDA)의 최종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1일 1회 복용 제형인 이 약은 기존 주 1회 피하주사(SC) 방식의 ’위고비‘와 동일한 기전을 공유하는 경구용 비만치료제다.

현재 경구용 비만치료제 시장은 글로벌 빅파마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일라이릴리는 경구용 GLP-1 후보물질인 ’오르포글리프론‘의 임상 3상을 진행하며 데이터 공개를 이어가고 있으며, 로슈 역시 카못 테라퓨틱스 인수를 통해 확보한 ’CT-996‘의 임상 1상에서 유의미한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하고 임상 2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도전도 거세다. 대웅제약과 일동제약이 경구용 GLP-1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한미약품 또한 경구 투여가 가능한 차세대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후보물질(HM101460)을 파이프라인에 추가하며 공세를 확장하고 있다.

경구용(먹는 약)비만약은 환자들이 일상에서 비타민을 먹듯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무기다. 주사 바늘의 통증과 거부감이 전혀 없고, 냉장 보관이 필요 없어 유통과 보관이 용이하며, 대량 생산이 시작될 경우 주사제보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위장관을 거치며 분해되기 때문에 주사제와 동일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훨씬 많은 양의 성분을 투입해야 한다. 이로 인해 메스꺼움, 구토 등 소화기 계통의 부작용이 주사제보다 빈번하거나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또한 매일 일정한 시간에 복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반면에 주사제(GLP-1 유사체)는 소화 기관을 거치지 않고 혈액으로 직접 투여되기 때문에 약물 흡수율이 매우 높고 안정적이다.

일주일에 단 한 번 투여로 관리가 간편하며, 임상 결과 체중의 15~20% 이상을 감량하는 파격적인 효과를 증명했다.

이미 수년간의 처방 데이터가 쌓여 있어 안전성 면에서도 신뢰도가 높다는게 장점이다. 최근에는 장기 복용이 필요한 질환 특성상 환자 편의성을 높인 ‘월 1회 주사제’가 새로운 경쟁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화이자는 월 1회 투여를 목표로 하는 GLP-1 수용체 작용제 후보물질 ‘PF-08653944’를 개발 중이다.

암젠이 개발 중인 월 1회 주사제 ‘마리타이드(AMG133)’는 GLP-1과 GIP 수용체를 동시에 조절하는 이중 기전을 갖는다. 2상 임상시험에서 52주 기준 약 20% 수준의 평균 체중 감소가 보고됐으며, 현재 글로벌 3상이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임상시험계획을 승인했으며, 한국아이큐비아(IQVIA Korea)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주사제는 ‘바늘’에 대한 공포(주사 거부감)가 있는 환자들에게 심리적 장벽이 크다. 또한 냉장 보관이 필수적이어서 여행이나 이동 시 보관이 번거롭고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두 제형이 서로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환자의 생활 패턴과 비만 정도에 따라 병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초기에 확실한 감량이 필요한 고도 비만 환자는 주사제를, 감량 후 유지 단계나 주사 거부감이 큰 환자는 경구용을 선택하는 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결국 얼마나 적은 용량으로 주사제만큼의 효과를 내면서 위장 관계 부작용을 줄이느냐가 경구용 비만약 성공의 핵심”이라며 “이르면 1~2년 내로 약국에서 비만약을 사는 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형재 기자 hj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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