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는 지금 '기후기술'에 꽂혔다

2021-08-03 11:22:44 게재

벤처캐피탈 자금, 관련 스타트업에 몰려

'닷컴 붐' 잇는 '차세대 비즈니스'로 부상

미래 첨단기술의 전진기지로 꼽히는 미국 실리콘밸리가 '기후기술'(Climate Tech)에 꽂혔다. 기후 기술이란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기술을 말한다.

코트라(KOTRA) 실리콘밸리무역관은 2일 해외동향 보고서에서 "지금 실리콘밸리는 기후위기에 주목하고 있으며, 벤처캐피탈(VC)의 투자자금이 기후기술로 몰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2021년 현재 벤처캐피털 세계는 기후기술이라 불리는 차세대 혁신을 통해 지구를 구할 사업가, 투자자, 펀드로 가득 차 있다"며 "실리콘밸리가 이러한 흐름의 선두에 서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 데이터를 제공하는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기후기술 관련 벤처기업으로 유입된 투자금은 2012년 10억달러(약 1조1500억원)였다. 하지만 8년 만인 2020년 160억달러로 16배 증가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투자금액만 142억달러에 달했다.

실리콘밸리뱅크는 최근 발표한 '기후기술의 미래' 보고서에서 미국내 기후기술과 관련한 투자의 대부분은 △교통과 물류 △농업과 식량 △에너지와 전력 등 3가지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교통·물류 부문은 테슬라와 리비안의 성공에 힘입어 전기차 업체에 대규모 자금이 지원됐다. 2020년 투자금액은 140억달러로 이 중 전기차 65억달러, 자율주행 38억달러, 플릿 운영 및 물류가 19억달러를 차지했다. 올해 투자금은 약 19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식량 부문의 지난해 투자금액은 58억달러로 이 중 대체 단백질 분야가 가장 많은 투자(23억달러)를 받았다. 이어 정밀농업 13억달러, 실내 농업 3억6900만달러였다. 2021년에는 약 94억달러가 투자될 전망이다.

에너지·전력 부문 2020년 투자금액은 45억달러였다. 에너지저장 솔루션 19억달러, 에너지효율 기술 9억7000만달러, 스마트그리드 4억9800만달러 등이다. 2021년에는 86억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의 큰손들도 기후기술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제프 베이조스는 2040년까지 2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전기차 개발 스타트업 리비안, AI 활용 탄소포집 기술개발 스타트업 파차마, 재생에너지 스타트업 턴타이드 등을 지원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대기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솔루션을 보유한 클라임워크에 투자하고, 이 기술을 사용해 자사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제거할 계획이다. 대기 오염·온실가스 측정 및 분석 플랫폼을 보유한 아클리마의 시리즈B 펀딩 라운드에도 참여했다.

기후기술 분야 스타트업들도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AI 머신러닝 클라우드 드론 자율주행 로봇 등의 신기술을 △기후예측 △탄소 상쇄 △탄소 배출량 관리 △정밀 농업 △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등의 분야에 적용, 탈탄소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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