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성심당이 보여주는 지속가능경영

2026-02-26 13:00:04 게재

주말 오전, 대전 성심당 본점 앞은 진풍경이 펼쳐진다. ‘튀김소보로’를 손에 넣으려는 전국 각지의 인파와 소셜미디어를 달군 ‘딸기시루 케이크’ 열풍으로 형성된 수백 미터의 대기 줄은 이제 대전을 상징하는 하나의 문화현상이 되었다. 한파나 무더위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몇 시간씩 줄을 서는 이유는 단순히 가성비 좋은 빵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지난 70년 동안 성심당이 보여준 사회적 나눔과 공동선의 실천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성심당의 2024년 매출액은 1937억원으로 전년 대비 56% 늘었으며, 영업이익도 478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는 경쟁사인 파리바게뜨나 뚜레쥬르의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24.7%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이다. 전국 수천개의 가맹점을 관리하며 막대한 물류비와 로열티 배분, 광고비를 지출해야 하는 프랜차이즈 모델의 영업이익률이 통상 3~5% 수준임을 고려할 때 성심당의 비즈니스 모델은 경쟁기업과는 근본적으로 차별화된다.

'모두를 위한 경제'와 성심당의 성공

성심당의 탁월한 성과에는 1991년 키아라 루빅에 의해 제창된 ‘모두를 위한 경제’ 이론이 자리잡고 있다. 모두를 위한 경제는 기업이 창출한 이윤을 세 가지 목적, 즉 가난한 이들과의 나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재투자, 그리고 나눔의 문화를 확산하는 교육을 위해 균형 있게 배분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성심당은 매달 3000~4000만원어치의 빵을 지역 복지시설에 기부하고 있으며 지난 20년간 누적 기부액이 120억원을 넘는다. 재무제표에는 이러한 ‘기부와 나눔’이 비용으로 기록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력한 ‘관계적 자산’을 축적한다는 사실이다. 아울러, 성심당은 광고선전비를 최소화하고 그 비용을 제품혁신과 지역사회 환원에 투자해 왔다.

고객들은 성심당의 나눔에 동참한다는 심리적 만족감을 느끼며 자발적인 ‘팬덤’을 형성했고, 이는 마케팅 활동을 최소화하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또한, 매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직원들과 나누면서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가 생산성 향상과 이직률 저하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이와 같이 비재무적 가치가 재무적 실적으로 전환되는 과정은 진정한 ESG 경영의 성공모델이다.

성심당은 2019년부터 ‘에코성심 프로젝트’를 통해 환경보호를 위해 일회용품 감축과 재활용시스템도 구축해 왔다. 대전 유성구 일대에 조성한 약 2만3000㎡ 규모의 자체 밀밭을 조성해 2025년 6월 첫 수확을 했다. 이는 원재료인 밀가루의 자급자족 수준을 넘어 국산 밀 품종을 개발함으로써 지역농업과 상생도 추구하고 있다. 또한 수입 밀을 국산 밀로 대체함으로써 원재료 생산과 운반에 따른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생물다양성도 보호하고 있다.

지속가능경영이 수익성 확보로 연결되어야

기업의 목적이 ‘주주이익 극대화’에 있다는 이론은 큰 도전을 받고 있다. 오히려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를 중시하는 지속가능경영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지속가능경영으로 실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성심당은 기업의 미션이자 경영전략으로 지속가능경영이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모두를 위한 경제’는 단순한 자선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전략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지속가능보고서에 무엇을 포함할지가 아니라 빵 하나를 구워도 이웃과 나누겠다는 성심당의 경영철학이 어떻게 탁월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만들어 냈는지 그 본질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성심당이 구워내는 빵 한 봉지에는 이기적 탐욕을 넘어선 공존의 자본주의가 나아가야 할 따뜻한 청사진이 담겨 있다.

김범준 가톨릭대 교수 회계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