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포커스 | 대선시계에 맞춘 '여당 찬스'

국내 백신 개발·예산 200조원 … '내년 1분기'에 쏟아낸다

2021-08-13 11:05:24 게재

송영길 "백신 1분기 국내 개발 총력"

전체 예산의 3분의 1 조기집행 예상

'베이징 올림픽' 때 남북관계 개선 기대

여당은 내년 3.9 대통령선거에 맞춰 문재인정부의 대내외 성과를 집중적으로 쏟아내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K-방역의 실패여부를 가늠하게 만들 백신개발을 내년 1분기에 성사시킬 뿐만 아니라 대규모 예산도 1분기에 집중적으로 쏟아부을 예정이다. 또 대선직전인 내년 2월에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예정돼 있어 '평창올림픽 데자뷰'를 기대할 만 하다.
후보정책 완판 퍼포먼스 펼치는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2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책 라이브 커머스 ‘더민:정책마켓’에서 후보정책 완판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김두관,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추미애 후보. 파주=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13일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내년 대선은 그 결과가 3개월 후의 지방선거와 연결돼 있고 문재인정부의 개혁을 이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면서 "모든 것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4.7 재보선에서 조국사태와 부동산 급등 등으로 참패한 민주당은 대선의 핵심 변수로 '부동산'과 함께 '방역'을 꼽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내년 대선 본선 승리를 위해 충족해야 할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코로나19 백신 확보'와 '부동산 공급'을 지목했다. 지난 9일 송 대표는 코로나 백신·치료제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임상 시 비용 지원, 특허분석 지원 등 다각적 지원체계를 마련해 내년 1분기 백신개발 완료를 뒷받침하겠다"면서 "정부 부처에서도 형식 논리로 대하지 말고 자신의 일처럼 달라붙어서 나라를 위해 봉사한다는 각오로 해보자"고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곧 식약처로부터 임상 3상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본다"며 "임상은 올해 말까지 끝내고 내년 상반기에는 백신을 정식 출시하는 일정"이라고 했다. 송 대표는 내년 상반기로 전망되는 백신 출시 시점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1분기로 당기는 시나리오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모더나 생산에 이어 국내 백신 생산까지 성공하면 백신주권을 확보하고 코로나와의 전쟁을 종식시킬 기회를 얻게 된다.

부동산 문제는 세제 부분과 함께 공급에 주력할 전망이다. 송 대표는 "부동산은 공급대책이 차질없이 되도록 하고 제가 준비했던 '누구나집 프로젝트'가 올해 안에 실행돼 분양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누구나집'은 분양가의 6~16%만 부담하면 10년간 임대료를 내고 거주한 뒤 애초 분양가로 집을 살 수 있게 설계된 사업이다. 10년 후 분양 전환때 집값 상승분은 임차인이 90%, 사업 시행자가 10%를 가져간다. 인천 영종도에서 1096호가 '누구나집' 시공에 들어갔다. 민주당 부동산특위는 인천, 안산, 화성, 의왕, 파주, 시흥 등 지역 6곳에 1만785호의 '누구나집'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세종시도 특별공급 폐지 후 '누구나집 프로젝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여당이 쓸 수 있는 주요 카드 중 하나가 '예산'이다. 송영길 대표는 10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가 남긴 상처를 치유하고 경제성장 동력을 강화하기 위해 재정의 적극적 마중물 역할이 필요하다"며 "내년도 예산 역시 최근 증가율 수준을 감안해 확장적으로 편성되도록 당과 정부가 지혜를 모으겠다"고 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확산) 이후 2019년부터 3년 동안 연평균 지출액 증가율은 9.2%다. 이를 적용하면 내년 예산(총지출) 규모는 61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예산조기집행에 따라 1분기 집행액이 2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총지출은 182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7조4000억원 늘었다. 진도율은 31.8%였다. 전체 예산의 3분의 1수준을 1분기에 집중 집행했다는 의미다.

양날의 칼인 '남북정상회담'도 노려볼 만한 카드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내년 2월 4~20일까지 열린다. 남한과 북한의 정상이 베이징에 방문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 재임 초반 '평창올림픽'이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된 것과 같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남북해빙의 단초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남북 통신선 복원 이후 다시 닫히기는 했지만 화상 남북정상회의 등도 선택지가 될 수 있겠지만 '베이징'이라는 상징적인 장소에서의 남북정상간 만남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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