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하게 여행하는 법

미래여행이 성큼 … 앱 하나로 예약·결제에 AR(증강현실) 체험

2021-08-19 11:16:56 게재

앱에 일정 입력하면 나만의 가이드북·여행지도 완성 … 공공 와이파이로 데이터 걱정 없어

13일 스마트관광도시 인천 개항장으로 향했다. 1883년 제물포항이 개항되면서 인천에서 한국 근대사가 시작됐다. 당시 외국의 다양한 문물도 함께 들어왔다. 인천 개항장은 이와 같은 역사적 풍경이 남아있는 인천역 일대를 일컫는다.

개항장에는 19세기 말 인천이 개항했을 무렵의 근대역사 문화재들이 보존돼 있다. 또 당시 모습을 복원시켜 방문하는 이들에게 크고 작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대불호텔전시관은 그 중 하나다.
개항차이야기에 탑승해 인천 개항장 일대를 둘러보는 모습. 사진 이의종


어린이들이 좋아할 관광지인 짜장면박물관과 중화요리·길거리음식, 삼국지·초한지 벽화거리로 유명한 차이나타운, 맥아더 장군 동상이 있는 자유공원, 청일조계지 경계계단 등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앱 '인천이(e)지'와 함께 이 모든 관광지를 쉽고 편리하게 체험할 수 있다.

◆하버파크호텔, 개항장 스마트 스페이스 = 이날 여행은 베스트웨스턴 하버파크호텔에서 시작됐다. 베스트웨스턴 하버파크호텔 1층 로비에는 관광객들이 미리 개항장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개항장 스마트 스페이스가 조성돼 있다. 미디어 아트를 통해 개항장의 과거 역사를 체험하고 AR VR을 통해 여행코스를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다.

시간여행이라는 콘셉트로 다양한 사진 중 하나를 선택하면 김 구 선생이 직접 나와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는 등 흥미로운 콘텐츠를 담았다. 이곳에서는 5가지 유형의 여행 코스를 담은 패스를 선보이며 앱 인천이지를 통해 보다 자세히 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개항장 스마트 스페이스는 한국어는 물론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4개 국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여행을 떠나기 이전, 로비에서 앱 인천이지를 통해 나만의 여행코스를 짜고 '내일신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베스트웨스턴 하버파크호텔-청일조계지 경계계단-짜장면박물관-의선당-대불호텔전시관으로 연결되는 코스다. 일정을 입력하자 지도에 동선이 바로 만들어졌다. 각 관광지마다 클릭하면 자세한 설명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각 코스에 더해 짐을 맡길 수 있는 핸디언즈, NFC 결제를 체험할 도든아트하우스를 입력했다.

앱 인천이지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4개 국어로 서비스되기 때문에 외국인들도 누구나 쉽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또 앱을 이용하는 것이 필수인 만큼 인천광역시와 인천관광공사는 개항장 일대에 공공 와이파이를 설치, 유료 데이터 사용에 대한 부담 없이 누구나 앱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대불호텔전시관 1층에서 AR 고스트를 만나는 모습. 대불호텔 설립자를 AR로 만나고 있다. 사진 이의종


◆QR티켓만 보여주면 짐 보관 = 호텔에서 100~200미터 정도 도보로 이동, 개항장을 둘러보러 나섰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실시간 짐 보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핸디언즈.

핸디언즈는 가방에서부터 핸드폰 액세서리까지 아기자기한 가죽 공예 제품들을 직접 만들고 판매하는 가게이면서 실시간 짐 보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핸디언즈처럼 실시간 짐 보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항장의 가게들은 수십여곳에 이른다. 앱 인천이지를 통해 누구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근 가게를 골라 예약한 후 짐을 맡길 수 있다. 앱을 통해 발급받은 QR티켓만 보여주면 된다. 외국인들을 위한 서비스로 이달 내내 100%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다음으로 역시 앱 인천이지를 통해 예약한 개항차이야기(개항차)에 탑승했다. 개항차는 개항기 시대에 어울리는 디자인의 전동차로 개항기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체험을 선물한다. 개항차를 포함한 시티투어버스 월미바다열차 KTX 등 다양한 이동 서비스들은 앱 인천이지를 통해 편리하게 예약, 결제할 수 있다. 앱 하나로 인천 곳곳을 편리하게 이동하는 셈이다.

앱 '인천이(e)지'. 사진 이의종

◆AR VR 콘텐츠 체험 = 개항차에서 가장 먼저 내린 곳은 청일조계지 경계계단이다. 이 계단은 1883년 일본 조계(租界, 19세기 후반 외국이 행정권과 경찰권을 행사했던 거주지)를 시작으로 1884년 청국 조계가 설정되는 경계지역에 놓였다.

120년 전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이곳은 중앙에 석조계단이 놓여 있고 가운데 계단을 경계로 중국풍 건물들과 일본풍 건물들로 나뉜다. 이곳에서는 앱을 통해 역사적 배경에 관한 360도 AR 파노라믹 영상을 시연해 볼 수 있었다. AR 영상을 볼 수 있는 곳에 안내문이 부착돼 있어 보다 편리하게 영상을 감상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최초로 짜장면을 팔았던 중국집을 리모델링한 짜장면박물관으로 향했다. 이곳 2층에서도 VR리얼타임드라마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 짜장면이 처음 들어오던 개화기 모습들을 실제로 드라마로 만날 수 있었다.

대불호텔전시관에서도 AR 영상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곳 1층과 3층에서는 각각 AR 고스트인 대불호텔 설립자와 모던걸싱어를 만났다. 이들과 함께 개화기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앱 인천이지로는 오디오가이드도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개항차를 타고 개항장 일대를 둘러보는 길에 우리나라에 하나 뿐인 중국식 사당인 의선당을 방문해 앱 인천이지를 통해 오디오가이드를 들었다. 앱 인천이지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4개 국어로 오디오 가이드를 지원한다.

이날은 도든아트하우스에서 차를 마시면서 여행을 마무리했다. 이곳에서는 앱 인천이지를 통해 NFC로 편리하게 결제를 했다. 미리 앱에 신용카드를 등록해놓으면 바로 결제를 진행할 수 있다. NFC 결제가 쉽지 않던 아이폰도 이곳에서는 NFC 결제를 이용할 수 있다.

이날 함께한 한희정 인천관광공사 스마트관광팀 과장은 "개별 여행객들이 늘어나면서 앱을 통해 관광 정보를 얻고 예약, 결제를 하는 시스템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높은 기술력을 확보한, 다양한 민간 컨소시엄과 함께 1년 가까이 준비한 스마트관광도시 인천이 많은 관광객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같은 편리한 여행을 통해 궁극적으로 지역관광, 나아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선순환 가치제공' 목표 = 한편 국내 1호 스마트관광도시 인천은 2020년 9월 '스마트관광도시 시범사업' 공모에 21: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선정됐다.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달부터 대국민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마트한 19세기 제물포 구현'을 사업비전으로 하며 인천광역시 중구 개항장 일원 약 53만7000㎡가 사업 지역이다.

국비 35억, 지방비 35억원을 투입했다. 사업 목표는 '스마트 관광을 통한 관광객+지역민+기업체 선순환가치 제공'이며 여행 전 과정을 통합한 스마트관광 경험을 제공하고 데이터를 구축하고자 한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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