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에듀테크시장은 '성장세' … 한국은 아직 '초보 단계'

2021-08-25 12:46:23 게재

교육시장 확대로 2025년 3420억달러 규모 예상

벤처캐피탈 투자액도 10년 만에 14배 급증

국내시장 성장률, 세계시장 평균보다 밑돌아

4차산업혁명과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삶의 환경을 크게 바꾸고 있다. 사회전반이 디지털 대전환기를 맞았다. 교육산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중견 교육분야 관련 기업들은 앞다퉈 교육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고 있다.

에듀테크(Edutech)가 대세로 떠올랐다. 코로나19는 에듀테크에 대한 관심도를 높였다. 에듀테크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기업들은 교육에 ICT를 접목해 기존 서비스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공지능,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블록체인 등이 주목을 받는 기술이다.

◆세계 주요국 인프라 구축 나서 = 세계 에듀테크시장은 성장세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세계시장 규모는 2018년 1530억달러 2025년 3420억달러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듀테크 성장세는 기본환경인 세계 교육시장의 확대와 맞물려 있다. 세계 교육시장 규모는 2020년 6조5000억달러 수준에서 2025년 8조1000억달러, 2030년에는 10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투자도 늘고 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에듀테크 인프라 구축에 나서면서 민간투자도 활발해진 덕이다.

에듀테크 분야 시장조사업체 홀론IQ(HolonIQ)에 따르면 벤처캐피털이 2020년 세계 에듀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은 총 161억달러로 집계됐다. 벤처캐피털이 에듀테크 분야에 투자하기 시작한 2010년에 기록한 5억달러의 32배 수준이다.

2014년까지는 미국이 투자를 주도했다. 2015년부터는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교육부문의 글로벌 벤처투자의 약 50%를 중국이 담당했다. 2010~2020년 사이 누적 투자유치금액은 268억달러로 미국(130억달러)의 두배를 넘는다. 이어 미국이 33%, 유럽, 인도가 각각 5%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에듀테크 투자액은 2015년 이후 매년 10억달러 이상이다. 2019년에는 16억6000만달러를 기록해 5년만에 최고액을 달성했다. 경력개발 부문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중국정부는 2018년 교육정보화 2.0 행동계획을 발표하고 에듀테크에 적극 나섰다. 중국은 2020년 글로벌 총 투자금액(161억달러) 중 3분의 2에 육박하는 63%를 유치했다.

영국은 2015년 10월 에듀테크 UK를 설립하고 적극적인 에듀테크 육성전략을 펼치고 있다. 2019년 벤처캐피탈 투자액은 4억6800만달러로 유럽연합(EU) 전체의 73%를 차지했다. 영국 전역에 1000개 이상의 에듀테크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에듀테크 성장으로 2025년에는 10억달러 이상의 시장가치를 가진 에듀테크 유니콘기업이 100개를 넘어설 것으로 홀론은 전망했다.


2021년 1월 기준으로 에듀테크 유니콘기업은 19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과 미국이 각각 8개씩 보유하고 있다.

기업가치가 100억달러 이상인 기업은 3개다. 중국의 온라인교육플랫폼 위안푸다우(Yuanfudao)는 155억달러 가치로 평가됐다. 인도 온라인학습 서비스기업 바이주스(ByJu's) 기업가치는 120억달러다. 중국 학생들을 위한 문제풀이플랫폼 줘예방(Zuoyebang)도 100억달러 가치를 인정받았다.

◆교육기관 에듀테크 도입에 소극적 = 국내 에듀테크시장은 확대되고 있으나 성장세는 세계시장보다 낮고, 영세사업자 비중이 높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에듀테크시장은 2016년 3조4286억원에서 2020년 4조6301억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연평균 성장률(2015~2018년)은 3.3%로 세계시장 연평균 성장률 4.6%(2015~2020년)를 밑돌았다.

기업당 평균 투자액은 2억8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R&D) 부문에 60% 가량(1억8500만원)을 투자하고 시스템 부문 투자는 1억원도 미치지 못했다. 해외시장 진출은 2020년 현재 3.2%에 그쳤다. 에듀테크시장은 아직 초기단계인 셈이다. 이는 앞으로 시장성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문가들도 에듀테크시장의 더딘 성장세를 아쉬워한다. 홍정민 휴넷 에듀테크연구소장은 "에듀테크는 적용영역이 매우 넓은데 아직 시장이 본격 열리지 않았다"면서 "가장 우선 공교육 부문에서 민간 에듀테크를 적용해야 시장이 확대된다"고 강조했다.

홍 소장의 지적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2020년 국내 이러닝 수요층의 지출비용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조사 결과 2020년 국내 이러닝 수요시장 규모는 총 4조5681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개인이 총 수요시장의 51.8%인 2조3657억원을 지출했다. 사업체가 36.3%인 1조6580억원을 사용했다. 즉 개인과 사업체에서 전체시장의 88.1%를 담당한 것이다.

정부·공공부문(2696억원)과 교육기관(2475억원) 비중은 각각 5.9%, 6.0%에 불과했다. 정부·공공부문과 교육기관이 에듀테크 수용에 매우 소극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에듀테크 기업들은 공교육 도입 확대는 해외진출 기회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해외에서 국내 에듀테크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국내 공교육시장 납품경력이 없어 실제 계약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또 개별 학교나 교사가 직접 적합한 콘텐츠나 서비스를 선택하면 자연스럽게 기업생태계가 조성된다. 기업들이 품질경쟁을 통해 양질의 콘텐츠와 서비스를 개발하기 때문이다.

영국 학교의 에듀테크 관련 지출액은 연간 9억파운드(약 1조3500억원) 수준이다. 각 학교에 에듀테크 서비스와 기기 관련 구매와 조달을 보장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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