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 박승균 루닛 이사

AI 기반으로 '정확도 높인 암 진단기술' 개발

2021-09-29 12:25:59 게재

AI와 빅데이터 만나 암 진단 정확도 높여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 5년이 지났다. AI는 그새 우리 삶 곳곳에 들어와있다. 나도 몰랐던 취향을 찾아주는 음악 동영상 플랫폼, 어디서든 가전기기를 조정하는 사물인터넷 앱은 일상이 됐다. 휴머노이드 로봇도 현실화되고 있다.

AI는 전 산업으로 확장 중이다. 의료 분야도 그중 하나다. 루닛은 영상분석기술을 개발, 이름을 알리는 회사다. 루닛의 공동 창업자이자 영상의학 부문 AI 제품 개발을 이끌고있는 박승균 이사를 만났다.
박승균 이사는 카이스트에서 산업 시스템 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 과정 동안 확률 프로세스와 머신러닝 기법을 통한 최적화 문제를 연구했다. 현재 루닛 공동 창업자이자 영상의학 부문 최고제품책임자(CPO)다. 유니스트 경영공학부 겸임교수로도 재직중이다. 사진 이의종

■ 어떤 일을 하는지 알려달라.

루닛은 'Learning Unit'을 줄여서 만든 사명이다. 암 진단과 치료에 기여하는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하고 제공하는 의료 AI 기업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더욱 정확하게 암을 진단하고 치료 효과를 예측한다.

■ 공학박사가 의료 분야 회사를 창업한 계기가 있나.

6명의 공동 창업자가 함께 설립했다. 백승욱 의장을 비롯해 모두 대학에서 친하게 어울리며 동아리 활동을 한 멤버들이다. 힙합 동아리였다.

처음엔 의류 쇼핑몰 시장에 뛰어들었다. 멤버 중 옷 잘 입는 사람도 없고, 홈페이지에서 옷을 산 사람도 없었으니 당연히 실패했다. 기술만 있으면 사업을 할 수 있을 거란 순진한 생각에서 벗어난 계기가 됐다. 이후 여러 전문가들을 만나며 사업 분야를 살폈다.

■ 공학도들이 의학업계에 뛰어드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힘들었다. 일단 엑스레이를 분석해야 하는데 엑스레이 파일은 일반적인 이미지 파일이 아니라서 파일을 여는 것도 받는 것도 불가능했다. 다행히 구원자가 나타났다.

현재 루닛 CEO 서범석 대표다. 서울대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서 대표는 각 장기의 역할과 엑스레이 읽는 법 등을 일일이 알려줬다. 의료와 공학, 두 분야 소통창구 역할을 한 셈이다.

■ 의료 분야에 어떤 AI 기술을 적용하나.

엑스레이를 촬영하면 비정상 병변이 확인된다. 문제는 우리 몸은 3D인데 엑스레이는 2D라는 거다. 다른 장기나 뼈 뒤에 병변이 겹쳐있거나, 크기가 너무 작아 눈으로 확인되지 않을 수 있다.

AI 기술로 이를 해결하기로 했다. AI에 암 환자의 엑스레이를 다수 학습시켜 보다 정확하고 빨리 암 진단을 할 수 있게 했다.

전세계 의료기관에서 수집한 약 400만장의 폐암과 유방암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켰다. 흉부 엑스레이 영상 분석 솔루션이나 유방촬영술의 영상 분석 솔루션 등을 개발했는데, 이 제품들의 진단 정확률은 96~99%에 이른다.

■ 스타트업을 하면서 겪은 경험은.

처음으로 AI 기술력을 입증했을 때다. AI를 만들어도 영상 판독에 도움이 되는지 확신할 수가 없었다. 의사들 역시 전혀 관심이 없어 판독 데이터 수급 자체가 어려웠다.

알파고 이후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병원도 AI 연구에 호의적이 됐다. 서울대병원 10명의 의사와 판독 정확도가 높아지는지 테스트를 해봤다. 엑스레이와 CT 결과치로 암에 대한 답안지를 만들어놓고 한 테스트였는데 정확도가 유의미하게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AI 기술이 영상의학과를 대체하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 우리는 자동차의 내비게이션과 같은 역할을 하겠다고 답변했다.

현재 서울대병원 연대세브란스병원과 관련 연구 중이고, 국내 빅5 병원을 포함한 Top 7개 병원에서 상업적으로 사용한다. 전세계 30여개국 300개 이상의 병원 및 의료기관에서도 이용 중이다.

■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전망은.

의료 분야는 모든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다. 그만큼 AI기술을 접목해 혁신할 영역도 많다. 물론 진입이 쉽진 않다. 공부도 정말 많이 해야 한다. 답은 헬스케어 사업의 주 고객인 의사가 가장 잘 안다. 그들이 무엇이 필요한지 정의하는 게 중요하다. 기술 접목은 다음 단계다.

학과를 모색하는 청소년이라면 산업공학과도 고려해보길 권한다. AI 기본작동은 물론 실제 AI제품을 개발하는 데 필수적인 경영현장 이해, 문제 해결을 위한 데이터 수집, 커뮤니케이션이나 과제수행 능력과 같은 필수역량을 고르게 키울 수 있다.

이지연 내일교육 리포터 judy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