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수도권 공천 윤곽…경선·단수공천 ‘투트랙’

2026-03-05 13:00:09 게재

민주, 서울·경기·인천 공천 관전포인트

‘명심 마케팅’ 지지층 선택 영향력 주목

6.3 지방선거 향배를 가를 여당의 수도권 공천의 윤곽이 드러났다. 서울·경기는 다자 경쟁구도에서 공천 잡음을 최소화해 지지층 이탈을 막고, 인천은 친명계 핵심 인사를 내세워 결집을 도모하려는 구상이 엿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SNS 등을 통해 언급한 내용을 앞세우는 ‘명심 마케팅’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가운데 경선 과정에서 지지층을 움직이는 동력이 될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은 4일 6.3 지방선거 인천시장 후보로 친명계 핵심인 박찬대(인천 연수갑) 의원을 단수 공천했다. 강원지사 후보로 단수 공천된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이어 두번째 단수 공천이다. 박찬대 의원은 공천 결과 발표 직후 “인천에서부터 승리의 바람을 일으켜 수도권·전국에서 승리를 견인하라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 확정된 박찬대 의원, 정청래 대표와 포옹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 두 번째)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지방선거 후보 공천 심사 결과 발표 회견에서 인천시장 후보로 결정된 박찬대 의원(왼쪽 세 번째)에게 당의 후보를 상징하는 파란 점퍼를 입혀준 뒤 포옹하고 있다. 민주당 공관위는 박찬대 의원을 인천시장 단독 후보로 이날 결정해 발표했다. 왼쪽부터 김이수 공천관리위원장, 정 대표, 박 후보, 조승래 사무총장. 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정청래 대표도 공관위 발표 자리에 참석해 “박 의원은 정권 교체의 일등 공신”이라고 했다. 탄핵 정국에서 쌓은 인지도와 이재명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박 의원을 앞세워 수도권 탈환의 문을 열겠다는 뜻이다. 김이수 공관위원장이 “험지로 꼽히던 인천 연수구에서 연수구 30년 역사의 첫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이름을 새겼다”고 공천 배경을 설명한 것도 역전 사례를 반복할 수 있다는 기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단수공천에 앞서 유력 인사들의 불출마로 교통정리가 이뤄진 점도 이 같은 구상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우상호 강원지사 후보 공천에 앞서 이광재 전 지사가 불출마 선언을 했고, 인천에선 3선 김교흥(인천 서갑) 의원이 지난달 26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박 의원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졌다. 박 의원의 단수공천은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되는 인천 계양을과 연수갑 국회의원 공천에도 밀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송영길 전 대표와 김남준 전 대통령실 대변인의 출마가 예상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인천 계양을과 연수갑 보궐선거는 인천시장 선거와 함께 6.3 선거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박 의원의 이동이 내부적인 조정의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핵심축인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공천은 ‘경선을 통한 경쟁력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두 곳 모두 5파전 예비경선을 거쳐 3인 본경선을 실시하는 것으로 정했다. 결선투표 가능성도 있어 후보간의 합종연횡 변수도 살아 있다. 김영배·박주민·전현희 의원과 김형남 전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이 나서는 서울시장 경선은 3선 구청장 출신의 행정전문가와 현역 국회의원간의 경쟁구도가 포인트다. 당원 중심의 경선구도에서 구청장 출신의 경쟁력이 통할 것인지다.

경기도 경선은 중도성향의 김동연 지사의 현직프리미엄과 강성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국회의원간 경쟁이 예상된다. 김 지사는 안정적 도정 운영 평가를 앞세우지만 당내 강성 지지층과의 결합도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게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반면 추미애 의원이나 한준호 의원 등은 법제사법위원장, 최고위원 등을 수행하며 쌓은 당 지지층의 지원이 강점이다. 민주당은 서울 경선을 지방선거 공천의 마지막으로 배치할 예정이다. 경선의 묘미를 최대한 살려 본경선 승리자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민주당 수도권 공천의 판도를 흔들 핵심 변수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명심 보증’을 빼놓을 수 없다.

이 대통령은 SNS 등을 통해 민주당 의원과 단체장 등의 활동에 대한 입장을 밝혀 왔다. 지난해 12월 엑스(X)에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구정 만족도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잘하기는 잘하나 보다”라고 적었다. 이 대통령의 이날 선택이 정 구청장을 서울시장 유력 후보로 급부상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정 구청장은 4일 출마선언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보여준 실천 행정은 제게 큰 이정표였다”며 이 대통령과의 연결 고리를 부각했다. 박찬대 의원은 이 대통령과 비서실장·원내대표로 호흡을 맞췄고, 박 의원의 안중근 의사 유묵 귀환 기여 소식을 담은 게시글을 공유하며 “수고 많으셨다. 감사하다”고 적었다.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한준호 의원에겐 대통령 특사 활동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한 의원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김남준 전 대변인 출판기념회 후 “계양에서 3실장이 다시 마음을 모았다”는 글을 올렸다. 이 대통령이 2022년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할 당시 김 전 대변인은 공보실장, 박 의원은 비서실장, 한 의원은 수행실장을 각각 맡았다. 대통령의 각별한 관심을 내세운 명심 마케팅이 당원과 지지층의 선택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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