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민·관 협력, 중소기업 코로나 금융지원 실효성 높여"

2021-10-07 10:58:15 게재

전문은행 설립해 통합 지원

민간금융 연계 '자금난 해소'

영국은 코로나19 영향으로 G7(주요 7개국) 중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중소기업 금융지원 전문은행'(BBB)을 통해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실효성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감독원 런던사무소가 최근 작성한 보고서 '영국 중소기업의 외부자금 조달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2014년 설립된 BBB(British Business Bank)는 코로나19로 인한 중소기업 자금난 해소를 위해 금융업권과 공동으로 다양한 자금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BBB는 지난해말 기준 130개 금융회사와 제휴해 기업의 성장단계(창업·성장·중견)별 자금수요에 맞는 자금조달 수단(대출 투자 보증 등)을 제공하고 있다.

BBB는 코로나19 이후 올해 5월까지 매출규모 450만파운드(한화 약 73억원) 이하 1600개 중소기업에 정부 보증 80%의 대출 101억파운드(약 16조원)를 지원했다.

또 영세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100% 정부 보증 대출을 실시해 86만개 사업장에 263억파운드(42조원)를 제공했다.

이밖에도 코로나19 이전부터 스타트업에 6억5000만파운드의 정부보증 대출, 신생기업에 130억파운드 이상의 벤처기업 지분을 취득했다.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는 35억파운드의 정부보증 무담보 대출을 제공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민·관 협력을 통해 정책금융의 실효성을 높였다"며 "민간금융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및 경쟁유도를 통해 시장실패를 최소화하고 중소기업 금융공급 총량을 확대했다"고 평가했다.

BBB는 중소기업에 대한 직접적 자금지원 대신 민간 금융회사의 실제 지원성과를 고려해 정책자금 공급을 차등화했다. BBB 설립 전 영국 정부 내에서는 약 900여개의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이 운용되고 있었지만 각 부처별로 분산 관리되면서 이용자들이 혼란을 겪었다.

영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면서 정부가 중소기업에 대한 체계적 금융지원 위해 BBB를 설립했다. 이전까지는 5대 대형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의 80%를 차지하는 등 주로 은행의 담보대출과 한도대출(당좌대월)을 통한 자금조달이 이뤄졌다.

금감원은 "은행권 외에 사모펀드, 벤처캐피탈 등 130여개의 금융회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대출유동화, P2P대출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며 "금융지원 수단의 다변화로 금융접근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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