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소환 조사 임박
검찰, 아들 퇴직금 50억원 '뇌물'로 판단
하나금융에 영향력 의혹도 조사 … 일부선 '뇌물' 대신 '알선수재' 혐의 적용 전망도
여야가 무소속 곽상도 의원 사퇴안을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하면서 검찰 조사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곽 의원은 아들 곽병채씨가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2015년부터 올해 3월까지 근무한 뒤 퇴직금과 위로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달 2일 의원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곽병채씨가 받은 50억원을 곽 의원에 대한 뇌물이라고 판단하고 조만간 곽 의원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불체포특권이 있는 국회의원 신분이 사라지는 만큼 출석 조사를 요구하는 검찰의 부담이 적어진 것이다.
검찰은 아들 곽씨를 지난달 21일과 28일 두 차례 불러 조사했고, 그의 계좌에 대해 추징보전을 청구한 상태다.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 초기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곽 의원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부탁을 받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쪽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곽 의원과 김만배씨, 김정태 회장은 모두 성균관대 동문이다. 무산 위기 이후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은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을 만들어 대장동 개발 사업을 시행했다. 검찰은 김씨와 남 욱 변호사(천화동인4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5호 소유주) 등을 조사하며 곽 의원이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도 이런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8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개발에 함께할 금융사 혹은 돈줄이 필요했던 김씨가 곽 의원 소개로 하나금융지주 쪽의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나은행 실무담당자 조사 마쳐 = 이와 관련해 검찰은 9일 하나은행 컨소시엄 구성에서 실무를 맡은 하나은행 이 모 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앞서 정영학 회계사 등으로부터 2015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곽 의원을 통해 당시 하나금융지주 측에 영향력을 행사해 하나은행을 대표사로 하는 컨소시엄 구성에 도움을 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씨와 곽 의원 쪽은 청탁이나 로비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김씨 쪽 변호인은 "컨소시엄과 관련해 어떠한 로비나 청탁을 한 적이 없다. 검찰에도 같은 내용을 여러 차례 진술했다"고 말했다. 곽 의원도 "그런 부탁을 받은 적이 없고, 도운 적도 없다.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소환 조사가 임박한 가운데 법조계 일부에서 검찰이 곽 의원에게 뇌물 혐의 대신 뇌물 혐의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죄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경법의 알선수재죄는 제삼자가 금품 등 대가를 받고 중간에서 상대 회사 임직원의 직무에 속하는 사항을 잘 처리해달라고 주선한 경우 성립한다.
이런 주장에 따르면 검찰이 뇌물의 대가성을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 초기 곽 의원 신분은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으로 대장동 사업에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기 쉽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곽 의원 신분을 고려하면 김만배씨가 대장동 개발 특혜를 대가로 곽 의원에게 50억원을 주기로 약속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취지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11일 "검토 단계에 있는 내용을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2일 김만배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처음에는 곽 의원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를 적시했다가 기각되자 두 번째 영장 청구 때는 관련 내용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유동규 통화 둘러싸고 여진 계속 = 이런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단체 '공정과 상식을 지키는 사람들'은 10일 경기남부경찰청에 성남시의회 이기인 의원(국민의힘)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 시의원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동규 체포 전 정진상 이외에도 이재명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와 통화했다는 제보들이 여럿 있다"며 "아마 맞을 거다"라고 적어 유 전 본부장과 통화한 인물이 이 후보의 아내인 것처럼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시의원의 글을 인용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공정과 상식을 지키는 사람들'은 고발장에서 "이 의원과 진 전 교수는 이 후보가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문제의 글을 통해 일반 대중에게 이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해 명백히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며 "해당 사안이 나중에 사실무근으로 밝혀지더라도 이 후보의 신뢰성이 훼손되고 대통령 선거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이들에 대해 신속히 수사해 엄벌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진 전 교수는 사회평론가로서 유권자들에게 영향력을 지녔는데도 자신의 SNS에 허위사실이 담긴 해당 게시글을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아니면 말고식의 네거티브 선거가 아닌 국민의 삶을 고민하는 진정한 정책선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고발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성남도시개발공사 김진오 개발사업본부장은 다음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9일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정수 사장이 퇴임한 지 3일 만이다. 대장동 개발사업을 담당하는 김 본부장이 개발 로비, 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는 받지 않았지만 심적으로 많은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다음달 31일 준공을 앞둔 대장동 개발사업과 백현마이스 개발 등 공사 주요 개발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